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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당원게시판 논란’ 첫 사과

중앙일보

2026.01.18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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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사진)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자신에 대한 당의 제명 징계 추진과 관련해 사과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2분5초 길이의 영상을 올려 “상황이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국민과 당원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당을 이끌었던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가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해 사과한 건 처음이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당 윤리위원회(위원장 윤민우)의 징계 결정엔 “조작이자 정치 보복”이라고 선을 그었다. 장동혁 대표를 향해선 “정치보복해서 제 당적을 박탈할 순 있어도, 당의 정신과 미래는 박탈할 수는 없다”고 날을 세웠다. 또 “계엄을 극복하고 민주당 정권의 폭주를 제어할 중대한 선거를 앞두고 이런 정치 보복이 펼쳐지는 걸 보고 당에 대한 마음을 거두는 분이 많아질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했다. 윤리위의 제명 결정 당일인 14일 회견에선 “또 다른 계엄”이라고 반발했던 한 전 대표가 사과로 선회한 걸 두고 “확전은 공멸이라는 당 안팎의 권유를 고려해 한발 물러섰다”(초선 의원)는 해석이 나온다.



‘당게 사과’ 한발 물러선 한동훈…장동혁도 마음 돌리나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나흘째 단식 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의료진에게 진찰을 받고 있다. 이날 장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시간이 갈수록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며 “자유와 법치를 끝까지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사과 결심엔 친한계의 설득이 크게 작용했다. 한 친한계 의원은 “일부 의원들이 주말에도 서울 모처에서 논의 끝에 한 전 대표에게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도의적으로 국민·당원에게 사과해야 정치적으로 문제를 풀 여지가 생긴다”는 취지였다고 한다. 한 전 대표도 주변에 직접 전화를 돌려 의견을 구했는데 “사과나 유감 표명이 있어야 다음 행보의 길이 열린다”(초선 의원)는 권유가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 측이 대응 카드로 고려하는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문제를 풀 해법이 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크다. 검사 출신 의원은 “명백한 절차상 하자가 없는 한 당 내부 문제인 징계 문제를 가처분으로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한동훈
한 전 대표의 사과로 장동혁 대표의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징계 취소, 수위 조절, 제명 강행 등이 선택지로 거론된다.

먼저 최고위가 윤리위 징계안을 의결하지 않아 징계를 사실상 철회하는 방법이 있다. 재선 의원은 “내전을 끝내고 대여 투쟁에 올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했다. 이날 오후 장 대표의 단식 현장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도 “장 대표에게 무도한 이재명 정권의 폭주를 멈추기 위해 보수가 커지는 데 초점 맞춰지도록 마음을 모아 달라는 말을 드렸다”면서 “(한 전 대표의 사과는) 당 화합을 위한 바탕이 마련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이 방법이 “정치적 기반이 넓지 않은 장 대표 입장에선 가장 확실한 우군이 이탈하는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선택지”(영남권 중진 의원)라는 점이다.

이에 일각에선 징계 수위를 낮추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가장 낮은 수위인 경고 수준이라면 파국은 피할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징계 수위를 조정하려면 윤리위 재심을 거쳐야 하는데, 한 전 대표에게 아직 청구 의사가 없다는 점이 변수다.

장 대표가 제명 확정은 보류하되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한 전 대표의 소명을 거듭 요구하면서 긴장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당 관계자는 한 전 대표 사과에 대해 “결국 당원 게시판 의혹 해명은 생략됐다”고 지적했다.

제명 논란은 여권발 악재를 모두 집어삼키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구글 트렌드 평균 지수에 따르면 ‘한동훈’은 33으로 ‘김경’(12), ‘김병기’(11), ‘이혜훈’(7) 등을 압도했다. 지난 16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24%)은 이 대통령(58%)과 민주당(41%)의 지지율이 전주 대비 각각 2%포인트와 4%포인트씩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2%포인트 떨어졌다. 한 중진 의원은 “공멸의 길로 가지 않도록 정치적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손국희.박준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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