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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타" 비웃던 中전기차의 역습…현기차 몰던 그들의 변심 이유

중앙일보

2026.01.18 12:00 2026.01.18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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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차 개인택시 기사 이광재씨는 지난해 8월 중국 자동차 브랜드 비야디(BYD)의 중형 전기 세단 '씰'을 출고해 택시로 운행 중이다. 이수정 기자
올해로 19년째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하는 이광재(60)씨는 지난해 8월 중국 전기차 비야디(BYD)의 중형 전기 세단 ‘씰’을 구매했다. ‘니로EV’와 ‘EV6’를 몰다 씰로 갈아탄 이씨의 차량 선택 이유는 ‘성능’과 ‘가격’이다. 그는 출고가 4690만원 씰(Seal)을 전기차·택시 보조금과 택시 부가가치세 환급 제도 등을 활용해 실체감가 3721만원에 구매했다.

이씨는 “국산 차보다 보조금 액수는 적지만 최초 출고 가격 자체가 낮아 비용 측면에서 이득”이라고 말했다. “10년간 대기업 운전기사로 일하며 여러 외제차를 몰아봤지만, 씰의 승차감·품질에 만족한다”는 그는 “손님들도 ‘이 차가 무슨 차냐’며 묻고는 중국차라고 하면 놀란다”고 했다.

19년차 개인택시 기사 이광재씨는 지난해 8월 중국 자동차 브랜드 비야디(BYD)의 중형 전기 세단 '씰'을 출고해 택시로 운행 중이다. 이수정 기자

특히 큰 호응을 보인 건 40~50대 소비자다. 중앙일보가 수입차협회 BYD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구매자 중 4050 비율이 65.2%였다. 지난해 26개 수입차 브랜드 중 4050 구매 비율이 높은 1위는 페라리(70.7%)였는데, 이를 연간 개인 판매 1000대 이상 16개 브랜드로 좁혀보면 BYD의 4050세대 판매 비율이 1위였다.

차준홍 기자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이 실수요를 목적으로 BYD를 선택한 것을 유의미하게 본다. ‘중국차의 역습’이 반짝 성과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4050세대는 가격 뿐 아니라 품질면에서도 중국차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됐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특별한 문제없이 판매량이 쌓이면 보급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BYD 역시 한국 시장 라인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올해는 소형 전기 해치백 ‘돌핀’ 출시를 준비 중이다. 돌핀은 올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전기차 보조금 지침에서 109만~132만원 국고 보조금을 책정받았다. 해외 시장도 비슷하다. BYD는 ‘수입차 무덤’으로 불리는 일본에서 지난해 3870대를 팔며 전년대비 62% 성장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BYD는 올여름 일본에 경차 전기차를 도입해 시장 확대를 노릴 것”이라 전망했다.

국산차보다 보조금이 적은 것이 오히려 중국차의 ‘자생력’을 높이며 장기적으로 국내 자동차 업계에 위협이 될 거란 전망도 있다. 자동차 정보 플랫폼 NICE블루마크에 따르면 전기차 보조금이 대부분 소진된 지난해 12월 국내 전기차 신규 등록 순위 톱3에 테슬라 ‘모델Y(3478대)’에 이어 씨라이언7(641대)과 아토3(459대)이 2·3위에 올랐다. 기아 ‘PV5(326대)’는 5위였는데, 씨라이언7 판매량이 전월 대비 5.7% 감소할 때 PV5는 74.6% 줄었다. 조철 연구위원은 “보조금이란 게 계속 늘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현대차와 기아가 지금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값싼 중국차에 훨씬 유리한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아직은 중국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탄탄하다고 평가하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경기 시흥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중국 전기차 주차장 주차 금지’ 공고가 붙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올해부터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수입·제작사 평가가 바뀐 것도 변수다. 법인별로 사업계획과 지속가능성, 일자리 창출 기여도 등을 평가해 탈락할 경우 보조금이 없는데, 매년 이 시험대에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이수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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