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4개월 남짓 앞둔 상황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리더십 강화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첫 번째 축은 ‘내란종식’ 프레임이다. 민주당은 16일 2차 종합특검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법안은 ‘노상원 수첩’ 관련 의혹 등 17가지를 수사 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 20일을 포함해 최장 170일로, 지방선거까지 특검 수사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여권 관계자는 “내란종식 구도는 여야 공방이 장기화할 경우, 당내 메시지와 대응이 당 대표 중심으로 수렴되며 구심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축은 ‘당원 주권 정당’ 구상이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16일 1인1표제 도입을 위한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 대표는 이날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당의 주인은 당원”이라며 “1인1표제의 헌법 정신을 받들어 진정한 당원 주권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당의 주요 정책에 대해 전당원 투표를 시행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당헌 개정안은 19일 당무위원회, 22~24일 권리당원 여론조사를 거쳐 다음달 2~3일 중앙위원회 투표를 거칠 예정이다.
1인1표제는 ‘20대1’로 돼 있는 대의원과 권리당원 표의 가치를 똑같이 바꾸는 제도다. 최종 확정될 경우 강성 지지층인 권리당원 영향력은 더 커진다. 앞서 정 대표는 1인1표제 도입을 시도했지만 지난해 12월 5일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해 좌절됐다. 한 민주당 의원은 “불과 40여일 만에 1인1표제를 다시 꺼낸 건 지난 11일 최고위원 선거에서 친청계가 선전한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부 반발도 적지 않다.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로 ‘비청(非정청래)’ 의원들이 1인 1표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서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고, 강득구 최고위원은 “정 대표 출마가 기정사실화됐는데 바로 1인1표제를 적용하면 이해충돌이 아니냐”고 따졌다고 한다. 강 최고위원은 18일 페이스북에 “1인1표제 찬성 입장은 바뀌지 않았다”면서도 “현 지도부에서 결정하고, 그 결과를 곧바로 현 지도부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 일부 당원들이 가질 수 있는 이해충돌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이 점을 고민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1인 1표제가 결국 정 대표 연임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자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정 대표로부터 연임의 연은커녕 ‘이응(ㅇ)’도 들어본 적 없는 게 사실”이라며 “직접 질문한 적 있는데 ‘어떤 자리 목표를 정해놓고 일한 적 없다. 오늘 일에 사력을 다하고 내일은 내일 일에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다만 익명을 요청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본인 연임을 투트랙으로 밀어붙이는 모습”이라며 “딴지 커뮤니티에 찬성투표를 올리는 등 추진을 강행하고, 자기 정치를 한다는 프레임이 강해지는 게 정 대표에게도 그다지 좋은 방향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