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필주 기자] '파넨카킥'이라는 무모한 도박으로 영웅이 비극의 주인공으로 추락했다.
모로코는 19일(한국시간) 모로코 라바트의 프린스 물라이 압델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0-1로 세네갈에 패했다.
개최국으로서 안방 우승을 자신했던 모로코는 1976년 에티오피아 대회 이후 50년 만에 우승을 노렸으나 2004년 튀니지 대회 이후 두 번째 준우승으로 만족해야 했다.
단 한 번의 오판이 아쉬운 패배로 귀결됐다. 0-0으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브라힘 디아스(26, 레알 마드리드)가 천금 같은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영웅 등극을 예고했다. 디아스의 골이 들어간다면 사실상 우승을 확정 지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세네갈 선수단이 판정에 항의에 나섰고, 파페 티아우(45) 세네갈 감독이 세네갈 선수단을 불러들여 16분간 경기장을 떠나는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 모로코축구협회 SNS
긴 기다림 끝에 재개된 경기에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디아스는 예상을 깨고 '파넨카킥'을 시도했다. 하지만 의도를 간파한 세네갈 골키퍼 에두아르 멘디(34, 알 아흘리)는 움직이지 않고 날아오는 공을 가볍게 잡아냈다.
승리를 넘어 우승을 예약한 듯 기세를 올렸던 모로코 팬들의 함성은 순식간에 비명으로 바뀌었다. 결국 결승골 기회를 놓친 모로코는 결국 연장 전반 4분 파페 게예(27, 비야레알)에게 결승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디아스는 이번 대회 총 5골을 기록하며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파넨카킥으로 빛을 잃었다. 더구나 그는 우승컵을 놓친 죄책감에 시상식 내내 오열하는 모습이었다.
[사진] 모로코축구협회 SNS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왈리드 레그라기(51) 모로코 감독은 경기 후 "페널티킥을 차기 전 대기 시간이 길었던 것이 그를 방해했을 것"이라면서도 "그것이 그가 선택한 방식이었고, 이제 우리는 앞을 봐야 한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나이지리아와 첼시 전설 존 오비 미켈은 "그런 선택은 디아스가 이번 대회에서 잘해온 모든 것을 망쳐버렸다. 그는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사진] 모로코축구협회 SNS
이어 "이 기억은 몇 주, 몇 달 동안 그를 괴롭힐 것"이라며 "정말 안타깝다. 그는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였다. 그냥 강하게 차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디아스의 실패한 도박은 50년 만의 자국 우승도, 자신에게 쏟아지던 찬사도 모두 날리고 말았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