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챗봇 ‘클로드’ 개발사 앤스로픽이 36조원 규모의 투자금을 끌어모을 전망이다. 앤스로픽은 코딩에 특화한 AI 모델을 앞세워 기업 시장에서는 이미 구글·오픈AI 등을 압도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총 250억 달러(약 36조원) 규모의 투자금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앤스로픽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로부터 총 150억 달러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이에 더해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벤처캐피털(VC) 세콰이어캐피털, 싱가포르 국부펀드(GIC) 등도 앤스로픽에 총 100억 달러 이상 투자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예정대로 자금이 집행되면 앤스로픽의 기업 가치는 3500억 달러로 지난해 9월 투자 라운드에서 평가받은 1700억 달러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다. 단일 투자로는 오픈AI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투자금을 모으게 된다. 지난해 3월 오픈AI는 소프트뱅크 등에 400억 달러를 투자받은 바 있다. 지난 6일 xAI가 200억달러를 끌어모으며 오픈AI를 뒤쫓았지만, 앤스로픽이 이를 넘어섰다.
지난해 오픈AI, xAI에 연달아 투자한 세콰이어캐피털이 앤스로픽 투자에 합류한 것도 이례적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VC 업계 관행상 경쟁사를 같은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지 않는다. 투자받은 기업 사이에서 이해관계가 상충할 수 있어서다.
앤스로픽은 오픈AI의 LLM(대규모 언어모델) ‘GPT3’ 개발을 주도한 다리오 아모데이와 그의 여동생 다니엘라 전 오픈AI 부사장이 주축이 돼 2021년 설립한 AI 스타트업이다. 앤스로픽은 ‘안전한 AI’를 지향하며 2023년 첫 AI 모델 ‘클로드’를 출시했다. 이후 AI의 코딩 성능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다. 지난해 5월 코딩 특화 AI 서비스 ‘클로드 코드(Code)’를 내놓은 뒤, 지난 12일 비개발자용 코딩 AI 에이전트(비서) ‘클로드 코워크’를 선보였다. 개발자들이 바이브 코딩(평소 쓰는 말로 코딩하는 기법)에 챗GPT보다 클로드를 활용하면서 서비스 이용자 수는 급증했다. 글로벌 트래픽 리서치업체 시밀러웹에 따르면 지난달 클로드 방문자 수는 1년 전보다 2배 증가했다.
범용 AI 성능을 개선하는 데 주력하는 구글·오픈AI 등 경쟁사와 달리 앤스로픽은 코딩 특화 모델로 B2B(기업 간 거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 VC 멘로벤처스의 ‘기업용 생성AI 현황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용 LLM 시장에서 앤스로픽의 점유율은 40%로 1위를 차지했다. 코딩 AI 시장에선 앤스로픽 점유율이 54%로 오픈AI(21%), 구글(11%)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경쟁사인 오픈AI는 조급한 상황이다. 검색·유튜브 광고 등 수익원이 다양한 구글과 달리, 오픈AI는 챗GPT 유료 구독에 의존하고 있다. 위기를 느낀 오픈AI는 지난달 초 ‘코드 레드(적색 경보)’를 발령한 뒤, 16일 ‘챗GPT 내 광고 도입’을 선언하며 신규 수익원 발굴에 나섰다. 다만 오픈AI가 예고한 인프라 투자 규모를 고려했을 때, 흑자 전환이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기업 재무 상태를 분석하면 앤스로픽은 2028년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지만, 오픈AI는 2030년 이후에나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