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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사과에 “진정성 없는 말장난” 강경한 장동혁 지도부

중앙일보

2026.01.19 01:11 2026.01.19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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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 발언을 듣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결정으로 촉발된 국민의힘 내부 갈등이 19일에도 실마리를 풀지 못한 채 계속됐다. 한 전 대표가 전날 ‘당원 게시판 사태’에 대해 첫 사과를 했지만 장동혁 지도부에선 “진정성 없는 사과”라는 혹평이 우세했다.

장동혁 대표가 임명한 조광한 지명직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를 겨냥해 “악어의 눈물이 떠올랐다”며 “영악한 머리를 앞세워 교언영색, 교묘한 말과 꾸민 얼굴 빛으로 더 이상 세상을 속여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한 전 대표의 사과를 “진정성 없는 말장난”이라고도 표현했다. 한 전 대표는 전날 사과를 하면서도 윤리위원회(위원장 윤민우)의 징계 결정을 “조작이자 정치 보복”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장 대표와 동반 단식에 들어간 김재원 최고위원도 CBS라디오에서 “국민들이 과연 어떻게 (사과를) 받아들이고 있는지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한 전 대표에 우호적인 양향자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진심 그대로를 믿어줄 수는 없느냐. 적이 아닌 동지의 언어를 써야 한다”고 한 전 대표를 두둔했다.

이미 윤리위에서 최고위로 넘어온 제명안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도 첫 사과는 별 영향을 못 준 모양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이날 재차 한 전 대표에게 “제한된 최고위원이 (한 전 대표로부터) 개인정보 동의를 받아 명확히 사실관계를 조사하자”고 제안했다. 이틀 전 페이스북을 통해 제안한 방식을 거듭 제안한 것이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동일 IP(인터넷 주소)에서 작성된 게시물, 조직적 댓글 활동과 언론플레이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객관적으로 증명된다면 저는 제 거취를 걸겠다”며 “당신(한 전 대표)은 무엇을 걸겠느냐”고 썼다.

지도부 내부에선 절충안도 거론되고 있다. 지도부 인사는 “IP 명의 도용 의혹이 있는 만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선 수사 의뢰가 불가피하다”며 “그 대신에 징계 수위를 낮추는 방식으로 윤리위에 재논의를 요구하는 것도 가능한 방법”이라고 했다.

반면에 친한계 의원은 “최고위에서 당원 게시판 사태를 재검증하겠다는 건 당무감사위나 윤리위의 조사 결과가 조작됐다는 걸 인정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부터 최고위에 출석해 소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 윤리위원회가 본인을 제명 결정한 것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닷새째 단식을 이어간 장 대표의 고심은 커지고 있다. 최고위에서 제명을 확정하면 6·3 선거를 앞두고 계파 갈등이 극에 달하게 되고, 반대로 한 전 대표를 포용하면 강성 지지층의 강한 반발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대표는 재심 청구기한(24일)까지 한 전 대표의 추가 대응과 당내 반응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장 대표 측 인사는 “현재로선 윤리위 판단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장 대표의 생각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지난 14일 한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의 제명 결정 이후 지지층 결집 현상이 나타나면서, 장 대표가 입장을 바꾸기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5∼16일 전국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9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일주일 전에 비해 3.5%포인트 상승한 37.0%를 기록했다. 특히, 대구·경북(TK)에서 15.3%포인트 오르며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5.3%포인트 하락한 42.5%였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 출석한 후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런 가운데 윤리위는 조만간 친한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윤리위에 소명을 위해 출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 규정을 보면 제척사항, 기피신청이 있다. 저는 윤민우 윤리위원장에 대해 기피 신청을 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앞서 당무감사위는 김 전 최고위원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당 지도부 등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당원권 정지 2년 처분을 윤리위에 권고했다.



김규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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