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시·도에 4년 동안 20조원을 지원하는 파격적인 인센티브안을 제시하면서 대구시·경북도도 행정통합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은 19일 오후 2시30분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 여론조사에서 대구 시민들은 압도적으로 통합을 찬성했고, 홍준표 전 시장 때 시의회의 동의를 받아서 행정통합 논의는 지역사회에서 무르익었다”며 “다만 정부의 재정 특례, 권한 이양 등의 약속이 없었기 때문에 추진 동력이 상실됐는데 지난주 정부에서 과감한 지원을 약속하면서 통합 재추진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권한대행은 “대구·경북 미래 100년을 준비하고 신공항 건설과 취수원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적기가 임박했다”며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통합 민선 자치단체장을 뽑고 7월부터 민선 9기 통합 지자체가 출범하도록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오는 2월까지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이 통과할 수 있도록 경북도, 지역 정치권과 협의해나갈 방침이다. 나머지 청사 위치나 명칭, 산하기관 통합 등 자세한 사항은 통합 단체장을 먼저 출범한 다음 협의할 계획이다.
김 권한대행은 “정부에서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민감한 부분 등 세부 조정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며 “통합 자치단체장을 뽑는 게 급선무고, 다음에 여러 가지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통합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 17일 “다른 지역은 준비 없이 들어가면 잡음이 있거나 어려움이 있을 텐데 경북과 대구는 준비를 많이 했다”며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통합청사 위치 계획 등에 대해서 이 지사는 “이런 작은 문제들은 통합하면서 해결할 문제”라며 “중앙과 지방 균형 발전도 중요하지만, 지역 내 균형 발전도 중요하니 그런 차원에서 접근하면 쉽게 해결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은 행정통합이 지역 숙원사업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 권한대행은 “정부에서 4년간 20조원을 지방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행정통합 교부금 형태로 준다고 했으니 막혀있던 신공항 건설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도 “고위직 인사에게 진위를 확인하니 한해 5조원 중 1조원 정도는 사업으로 넘어오고 4조원 정도는 그냥 ‘풀 자금’ 보조금 형태로 준다고 한다”며 “지역 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대구·경북은 앞서 2020년과 2024년 두 차례 통합을 시도했지만, 경북 북부권의 반대로 경북도의회가 동의를 미루면서 추진 동력이 약화했다. 경북 북부권에서는 “대구에 흡수돼 지방 소멸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대구·경북 통합 청사의 위치와 각 시·군의 기능·권한에 대한 논란도 컸다.
2024년에는 홍 전 대구시장이 본격적으로 통합을 추진하면서 그해 10월 시·도지사, 행안부장관, 지방시대위원장이 참여한 공동합의가 이뤄졌고 12월에는 대구시의회의 동의까지 완료한 상태다. 2024년 대구·경북 특별법 초안 합의문에는 대구광역시·경상북도 폐지 후 수도에 준하는 위상의 통합자치단체 출범, 정부의 권한·재정 이양, 시·군·자치구의 사무 유지 등 세부 내용이 담겼다. 경북도의회의 동의만 남은 상황에서 홍 전 시장이 대선 출마를 위해 사퇴하며 논의가 중단됐다.
이 지사와 김 권행대행은 오는 20일 오후 3시 경북도청에서 만나 통합 관련 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 권한대행은 “조속한 시일 내에 경북도의회에서 대구·경북 미래를 위한 과감한 결단을 내려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