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득구 최고위원은 1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언성을 높였다. 자신을 공개 비판한 박수현 수석대변인에 대한 감정 표시였다. 강 최고위원은 박 수석대변인에게 공개 사과도 요구했다.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강 최고위원은 “정청래 대표 재출마 시 개정 당헌을 적용하는 게 맞는지 당원에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지난 18일 박 수석대변인은 “연일 당권 투쟁 같은 기사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조금만 더 가면 ‘해당 행위’라고 비난 받아도 할 말 없는 지경”라고 날을 세웠다. 강 최고위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한 점의 우려 없이 정당성을 더 단단하게 만들자는 제안이 어떻게 1인 1표제를 흔드는 일로 둔갑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날 민주당 당무위원회에서는 정청래 대표의 숙원사업인 ‘1인1표제’ 등 당헌 개정안이 참석 인원 61명 중 59명 찬성으로 통과해 친청파(친정청래파)와 반청파(반정청래파) 사이에 긴장이 고조됐다. 1인 1표제는 전국당원대회에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20대 1에서 1대 1로 조정해 차등을 없애자는 내용이다. 개정안은 오는 22~24일 당원 여론조사를 거친 후, 다음 달 2~3일 중앙위원회에서 도입 여부가 결정된다. 도입되면 8월 전당대회에서 딴지일보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뭉쳐있는 강성 지지층의 호응을 받는 정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1일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통해 지도부에 등장한 강 최고위원은 정 대표와의 맞대결 가능성이 높은 김민석 국무총리의 측근이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반청 성향의 다른 최고위원들도 강 최고위원과 목소리를 같이 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선거 룰을 개정한 당사자들이 곧바로 그 규칙에 따라 선출된다면 셀프 개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지난해 12월) 1인 1표제가 부결됐던 의미도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황 최고위원은 해법으로 “1인 1표제를 도입하되 적용 시점은 다음 전당대회 이후라고 명시하자”고 제안했다. 이언주 최고위원도 “(1인1표제) 시행을 둘러싸고 의도와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토론이 활발하다”며 “‘해당행위’ 라고 운운하며 입틀막 하는 것은 민주주의 정신을 져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당무위 마무리 발언에서 “1인 1표를 하면 민주당 전체의 이익”이라며 “민주주의의 다양성으로 이해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누구 개인의 이익이니 하지 말자는 것은 너무나 고답스러운 반대 논리”라는 주장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별다른 입장을 표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무위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그럼에도 본인의 발언권이 침해됐다는 생각을 하신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도 “강 최고위원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고, 감히 최고위원이 발언하면 안 된다고 말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날 친청파(친정청래파)가 집결하는 ‘딴지일보’‘시사타파뉴스’ 등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언주·강득구·황명선 최고위원의 연락처가 떠돌며 일명 ‘문자 폭탄’을 보내자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