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19일 개회조차 하지 못하고 파행했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은 오는 21일까지여서 청문회 무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이 후보자는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재경위원장은 개회 선포와 함께 “양당 간사 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위원장으로서 청문회 관련 안건은 상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과 국민의힘 재경위원들은 자료 제출 미비와 자격 부족 등의 이유로 이미 지난 16일과 18일 각각 인사청문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왜 후보자가 앉아 있지 않으냐”(김영진 의원)며 반발했다. 박홍근 의원은 “위원장님, 왜 이렇게 위원회를 이따위로 운영하느냐”며 “이제 국회는 국회 일을 하자”고 주장했다. 임 위원장은 “어떻게 검증하겠다는 국회의원을 고발하겠다고 하느냐”며 “청문회를 열 가치가 없다”고 되받아쳤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도 “인사청문위원을 고발할 수 있다는 태도에 매우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가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에게서 제공받은 이 후보자의 수사 무마 정황이 담긴 ‘비망록’을 보도하자 이 후보자 측은 천 의원을 법적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 없는 재경위 전체회의는 1시간 30분가량 의사진행 발언으로만 채워졌다. 민주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협의도 없이 후보자를 앉히지도 않고 일정 조정에 관한 말씀을 하는 것은 청문회를 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국민의힘 간사인 박수영 의원은 “자료가 충실하게 안 오면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합의한 바 있다”며 “제출된 답변은 전체 15%에 불과했다”고 반박했다.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이 “가족이 전체적으로 공모한 강남 아파트의 사기적 강탈 범죄 의혹, 보좌관들에 대한 인격 모독을 넘어선 사실상의 인격 살인 행위 등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힘든 많은 의혹들이 누적돼 있다”고 하자,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여러분들과 정치를 20년간 하신 분이다. 스스로 반성하라”고 끼어들었다. 결국 임 위원장은 오전 11시 32분 정회를 선포했다.
하지만 이날 여야는 신경전만 거듭했다. 국회 본청에서 대기하던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가 불발된 데 대해 “국민 앞에서 검증하는 기회를 만드는 게 국회 역할인데, 그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고 차단하는 건 국회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