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 2’의 열기가 뜨겁다. 단 한 명의 우승자를 가리는 화려한 경연도 볼거리였지만,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은 건 출연자들의 태도였다. 100인의 출연자 중에서도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 최고령 1949년생 후덕죽 셰프는 단연 발군이다. 필자는 아직 ‘흑백요리사 2’를 보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회차는 편집자의 질문에 필자가 그의 사진을 보고 평가한 답으로 정리한다.
Q : 후덕죽 셰프는 그 이름처럼 후덕하고 인상이 좋아 보이는데.
좋은 인상이긴 하나, 만약 일반인이었다면 눈의 가로 길이가 좀 짧은 게 아쉬운 점이었을 것이다. 만약 눈이 0.5㎝ 정도만 더 길었다면 경영 컨설팅을 해달라며 그에게 줄을 섰을 것이다. 눈이 가로로 긴 사람은 멀리 내다보는 안목이 있어, 오늘의 일을 하면서 한 달 후나 먼 미래까지도 준비한다.
그러나 눈이 짧은 사람은 당장 닥칠 일에 집중한다. 숙제를 미루지 않고, 매일매일이 마감인 것처럼 산다. 짧은 눈은 약점일 수도 있지만, 요리사에게는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시시때때로 바뀌는 신선한 재료를 다루고, 손님의 성격과 취향을 파악해 즉각 반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Q : 참가자 중 최고령인데도 되게 귀여운 셰프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근을 반죽해 꼬마 당근을 만든 것도 화제가 됐다.
눈이 짧은 사람은 바로 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오밀조밀한 것을 만드는 데도 재미를 느낀다. 음식을 만들 때도 눈이 가로로 길었다면 남에게 컨설팅도 해주었겠으나, 눈이 짧은 듯해 멀리 있는 것보다는 당면한 일에 대해 더 디테일하게 상담해줄 것이다.
Q : 나이가 많은데도 단체전을 할 때 나서고 이끌기보다는 묵묵히 역할을 찾아 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게 후덕죽 셰프의 특성이다. 눈썹 근육이 올라가 위로 치솟은 사람은 “나를 따르라” “아니야, 지금 당장 이거 해결해야 해”라는 타입이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즉각적인 결정을 내린다. 그런데 후덕죽은 연륜이 있어 눈썹 앞머리는 조금 올라간 듯하면서도 뒤쪽은 살짝 내려온 눈썹이다. 이렇게 눈썹이 내려간 사람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무작정 밀어붙이지 않는다.
초밥을 먹으면서 “밥알이 몇 개고? 점심에는 320개가 적당하다 해도 술하고 같이 낼 때는 280개만 해라”라고 했다던 이병철(1910~1987) 회장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것이 초밥 밥량의 표준이 됐다고 한다. 타인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는 요리사가 오래 사랑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