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개포동 ‘모두의 운동장’은 강남형 민관 협력사업의 대표 사례다. 최소의 예산으로 옛 동·서(東·西) 근린공원 내 낡은 농구장을 완전히 새롭게 바꿔놨기 때문이다. 동근린공원 모두의 운동장의 경우 원색과 역동적인 디자인을 적용해 ‘힙(hip)’한 농구장이 됐다. 서근린공원 모두의 운동장은 농구뿐 아니라 배드민턴, 피클볼 등 여러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이 운동장은 2024년 10월 세계적 스포츠용품 기업인 나이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협업해 만들었다. 설계와 시공에 필요한 사업비 6억원을 지원받았다.
강남구의 민관 협력사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19일 강남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민관 협력사업을 통해 1234억원가량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뒀다. 강남구는 ‘부자’ 자치구다. 거둬들이는 각종 세금 등이 한 해 8000억원(지난해 기준) 가까이 된다. 하지만 재산세 공동과세제도에 따라 강남구는 적지 않은 ‘수입’을 재정이 열악한 타 자치구와 나눈다. 지출 압박은 이뿐 아니다. 노인 인구 증가와 복지제도 확대로 복지사업 예산 비중은 강남구 전체 예산의 45.3%를 차지할 정도다.
이에 3년 전 강남형 민관협력 사업이란 묘수를 냈다. 최근까지 246개 협력사업이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다. 역삼동 ‘미래산업 취·창업 아카데미’는 종교 시설과 손잡은 경우다. 역삼동 창업가 거리에 위치한 강남취·창업 허브센터만으로는 교육 공간이 부족하자 평일에 비어 있는 충현교회 제3 교육관(260여㎡)을 교육장으로 활용했다. 임차료 등 7억원을 아낄 수 있었다고 한다. 충현 아카데미 졸업생 200명 이상이 취·창업에 성공하거나 자격증을 딴 성과로도 이어졌다.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 역사 안의 ‘신중년 디지털 일자리 센터’는 하나금융그룹과 협업한 결과다. 이 센터는 재취업 등 경제 활동을 희망하는 40·50대에게 디지털 교육을 제공하고, 디지털 일자리로의 진출을 돕는 전용공간이다. 하나금융이 리모델링과 교육과정 운영 비용 등 9억원을 후원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앞으로도 분야를 가릴 것 없이 협력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구민에게 이익이 되는 정책을 더 많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관 협력사업이 자칫 특정 기업이나 단체의 홍보장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