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0일 “국가 중추 시설인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대한 대통령실의 불법 인사 개입이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년 시행되는 정기 인사에 대한 불법 개입이 지난해 연말부터 심각했다”며 “대통령실이 정기인사를 사장 퇴진의 수단으로 삼아 인사권 행사를 ‘신임 기관장 취임 이후’로 미루라는 불법적인 압박이 이어졌다”고 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국토교통부를 통한 지속적인 압력이 있었다”며 “제가 정기 인사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뜻을 굽히지 않자 ‘3급 이하 하위직만 시행’, ‘관리자 공석 시 직무대행 체제 전환’, ‘인사 내용 대통령실 사전 보고 및 승인 후 시행’ 등 초법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불법적 인사개입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법과 원칙대로 인사를 시행하자 ‘대통령실에서 많이 불편해한다’는 노골적인 불쾌감을 전해왔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청와대 인사 개입으로 기관 부사장의 퇴임이 중단되고 신임 상임이사 인사 검증 절차도 막혔다고도 했다. 그는 “국토부와 이미 협의가 끝난 특수목적법인(SPC) 상임이사 선임마저 ‘신임 사장이 온 이후에 진행하라’며 시간을 끌고 있다. 이 또한 직권남용이고 업무방해”라고 지적했다.
이 사장은 “정기인사를 새 기관장 이후 처리하려면 사실상 올해 모든 인사 업무가 마비되는 것”이라며 “인사권 행사를 못 하면 제가 못 버틸 것이라는 것을 노리고 퇴진을 압박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사장은 대통령실의 부당한 지시로 실무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실의 불법 지시를 공사에 전달하고 그 결과를 보고해야 하는 국토부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외부로 알려지면 감당 못 할 것’이라며 불안에 떨고 있다”며 “불법 부당한 지시로 실무자들을 괴롭히지 말고 차라리 사장인 저를 해임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기업 사장의 권한은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보장돼야 하며 그래야 공기업운영이 안정화된다”며 “만약 현 정권과 국정 철학을 같이하는 사람끼리 공기업을 운영하고 싶다면 법을 바꿔서 시행해야 한다. 불법을 동원해 퇴진압력을 행사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