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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의 민족' 조건만남 덫 쳤다…110억 턴 캄보디아 그놈들 수법

중앙일보

2026.01.19 18:16 2026.01.1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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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를 거점으로 가짜 숙박 투자와 조건만남을 미끼로 110억원을 뜯어내는 등 사기 행각을 벌여온 대규모 범죄 조직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북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캄보디아 바벳과 프놈펜에 본거지를 둔 2개의 사기 조직원 총 157명을 적발하고, 이 중 42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나머지 일당 중 52명을 불구속 송치하는 한편, 해외 체류 중인 총책 등 63명에 대해서는 적색수배를 내리고 추적 중이다.

중국인 총책이 주도한 바벳 조직은 가짜 여행상품 및 숙박 공유 사이트를 개설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들은 초기에는 수익금을 정상적으로 배당하며 신뢰를 쌓은 뒤, 피해자들이 고액을 투자하면 잠적하는 수법으로 192명으로부터 약 46억 원을 가로챘다.

이들은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조직을 해체한 뒤 라오스나 베트남 등으로 이동해 불법 체류하며 또 다른 범행을 모의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에 적발된 캄보디아 피싱 조직원들. 사진 경기북부경찰청

한국인 총책 아래 운영된 프놈펜 조직은 '당근만남', '출장의 민족', '쿠팡로켓매칭' 등 유명 기업 상표를 따서 만든 사이트로 피해자들 가입을 유도해 조건만남 형식의 성매매가 가능한 것처럼 속였다.

이들은 사이트 가입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뒤, '매크로 방지 인증' 절차를 고의로 실패하게 만들었다. 이후 "당신 때문에 시스템이 엉망이 됐다"고 피해자를 몰아세우며 복구 비용 명목으로 64억 원을 뜯어냈다.

이 조직은 현지 아파트를 통째로 빌려 기업형 체계를 갖추고 활동하다 지난해 9월 캄보디아 당국의 체포 작전으로 덜미를 잡혔다.


검거된 피의자들 대부분은 20대로, 도박 빚 등 경제적 궁핍을 해결하기 위해 지인의 소개나 SNS 광고를 보고 해외 범죄 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개발·홍보·실행·재무 등으로 역할을 철저히 분담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경찰은 범정부 초국가범죄 특별대응TF 및 인터폴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아직 해외에 머물고 있는 총책과 핵심 조직원들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고성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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