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9시 경기 안성시의 한 테니스장에서 테니스를 하던 용인소방서 백암119안전센터 소속 최승호(36) 소방교는 옆 코트에서 ‘앗’하는 비명을 들었다. 바라보자 한 남성이 쓰러지는 모습이 목격됐다. ‘다리에 쥐가 난 건가’ 싶어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최 소방교의 귀에 이번엔 “정신 차려라”는 다급한 고함이 들렸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느낀 그는 즉시 옆 코트로 달려갔다.
현장엔 50대 남성 A씨가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져 있었다. 최 소방교는 즉시 “119에 신고하고 A씨 보호자와도 전화 연결하라”고 외친 뒤 A씨의 상태를 살폈다. 그는 A씨를 보는 순간 심정지를 의심했지만 다른 질병일 가능성을 우려해 우선 호흡과 맥박을 확인하며 상황을 지켜봤다. A씨의 경련이 잦아들면서 호흡과 맥박이 약해졌다. 심정지가 맞았다. 최 소방교는 가슴 압박을 하면서 주변에 제세동기(심장충격기)가 있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제세동기는 없었다. 전화 연결이 된 A씨의 아내는 “남편이 고지혈증 등을 앓고 있다”고 했다. 최 소방교는 119에 다시 연락해 “A씨가 심정지 상태인데 현장에 제동기가 없다. 이송할 병원도 알아봐서 보호자에게 전달해달라”고 요청하면서 계속 심폐소생술을 했다.
최 소방교의 심폐소생술은 119 구급대원들이 도착한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그는 A씨의 심장 충격은 물론 심폐소생술도 도왔다. 한참을 시도한 끝에 A씨가 눈을 떴다. 호흡과 맥박도 돌아왔다. A씨는 “쓰러지기 전까진 기억이 난다”며 “아내가 놀랐을 것 같다. 아내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전해달라”고 또렷하게 말했다고 한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현재 일반 병실에서 회복 중이다.
최 소방교는 간호사를 하다 2017년 11월 구급대원에 임용됐다. 현재 요청이 오는 곳에 심폐소생술 강의를 하는 소방안전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소방학교에서도 구급 분야 강사로 활약하고 있다. 최 소방교는 “날이 추워지면서 심근경색 등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주변에서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면 망설이지 말고 가슴 압박 등 심폐소생술을 시도하고 즉시 119에 신고하라”며 “인근 소방서에 신청하면 심폐소생술 등 관련 안전 교육을 받을 수 있으니 많이 신청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