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신규 의과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수급이 급감하는 가운데 올해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면 전국 최소 400개 읍·면이 의료 공백 상태인 '무의촌'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0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에 따르면 의과 공보의 수는 2020년 2463명에서 지난해 1192명으로 5년 만에 약 5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년 4월에 편입되는 신규 의과 공보의는 742명에서 247명으로 약 67% 급감했다.
대공협은 "전체 인력이 이미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올해 수급마저 단절된다면 지역 의료를 떠받쳐온 핵심 인력의 75%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공협이 자체 조사한 결과 전국 보건지소 1275곳 가운데 459곳(36%)은 반경 4㎞ 이내에 민간 의료기관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에서는 보건지소가 사실상 유일한 의료기관 역할을 하는 셈이다.
대공협은 "공보의 감축으로 보건지소 운영이 마비된다면 최소 400개 이상 읍·면 지역이 무의촌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보의 편입 절차는 국방부가 병역 대상자 가운데 군의관 등을 우선 선발한 뒤 나머지 인원을 공보의로 분류하는 방식으로, 인력 배치 결정권은 국방부가 쥐고 있다.
신규 의과 공보의가 매년 급감하면서 공보의 사이에서는 "올해 공보의 수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고 있다. 박재일 대공협 차기 회장 당선인은 "신규 공보의 수급이 끊긴다면 지역 의료는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병무청은 지난해 3월 보건복지부에 향후 4년간 배치 가능한 공보의 자원을 712명으로 통보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연 178명 수준으로, 이를 두고 대공협은 "지역 의료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공협은 "국방부와 병무청이 명확한 배정 원칙이나 중장기 계획을 제시하지 않아 현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국방부에서 군의관 등을 우선 선발하는 역종 분류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올해 신규 의과 공보의 수가 0명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공보의 급감의 원인으로는 현역병(18개월)과 비교해 두 배 이상 긴 복무 기간(37개월)이 지목된다. 이 때문에 현역병 입영을 택한 의대생은 2023년 249명에서 2025년 2881명으로 2년 만에 11.6배 증가했다. 대공협은 "복무 기간 현실화가 공보의 수급 기반을 회복할 가장 명확한 해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