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8.5조 예산 쏟은 세종 생산성 25% 늘때 성남은 118% 급증...KDI “신도시 조성은 비효율”

중앙일보

2026.01.19 19:00 2026.01.19 20:5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9일 경남 김해 인제대학교에서 대학구성원과 기업인, 청년, 주민을 대상으로 5극3특 균형성장 특강을 하고 있다. 사진 지방시대위원회
이재명 정부가 ‘5극3특’ 국가균형 성장을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단순히 인구 분산을 목적으로 한 거점도시 육성 전략은 한계가 명확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낙후된 지역을 살리겠다고 각종 인프라 구축에 재정을 쏟아붓기보다는 산업정책과의 연계 등으로 생산성을 늘려 인구가 계속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20일 김선함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수도권 집중은 왜 계속되는가’ 보고서에서 인구 집중을 심화시키는 가장 주된 요인으로 생산성을 꼽았다. 실제 혁신도시ㆍ세종시가 건설되기 전인 2005년 대비 2019년 수도권 도시들의 생산성은 20% 증가한 반면, 비수도권은 12.1% 증가에 그쳤다. 김 연구위원은 “30년간 균형발전정책을 시행하고 도시를 새로 조성하는 방법까지 동원했음에도 1970년 이래 단 한 차례 반전 없이 수도권 집중이 심화했다”며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인프라 투자를 넘어 지역의 생산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짚었다.

생산성 증가가 담보되지 않은 채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구호만 내세우는 건 ‘재정 낭비’를 초래한다는 경고도 담겼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종시다. 정부가 세종시를 행정 중심 복합도시로 개발하겠다며 2006년부터 2019년까지 13년간 8조5000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현재 세종시 인구는 목표치인 80만 명의 절반 수준인 40만 명대에 불과하다.

김 연구위원은 “세종시 등 신도시 건설은 인프라 투자에 치중해 생산성 증가가 제한적이었고, 인구 유입 촉진에도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대비 2019년 세종시의 생산성은 24.5% 증가했다. 비혁신도시 생산성(16.1%)보다 높지만, 판교테크노벨리가 소재한 경기도 성남시(117.9%)에 비하면 약 5분의 1 수준이다. 세종시의 경우 자본투하가 집중된 2005~2010년엔 생산성이 17%로 많이 증가했지만, 2010~2019년엔 6.4%로 낮아졌다. 성남시는 2010년 이후에도 49.2%의 생산성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격차가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권역별로 거점도시를 육성해 수도권 인구 비중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 현재 생산가능인구의 수도권 쏠림이 49.8%에 달하는데 이를 2000년 수준인 46%로 줄이려면 부산ㆍ대구ㆍ광주 등 7개 거점도시의 생산성이 평균 8.2% 증가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재정투자를 통해 7개 거점도시 모두에서 8%의 생산성 초과 상승을 촉발해 유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설령 성공하더라도 수도권 비중이 여전히 46%에 달하므로, 거점도시 육성 전략의 한계가 명확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은 인구 분산과 생산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대상 지역을 한 두 곳 선정해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위원은 “수도권 집중 완화가 가장 큰 목적이라면,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신도시를 조성하기보다 세종시 및 1~2개의 비수도권 대도시에 집중해 기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하고 집적(agglomeration)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특히 수도권-비수도권 격차를 줄이고자 한다면 비수도권 내 격차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경희([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