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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 개입설도 등장한 ‘북한 무인기’ 의혹…경찰, ‘배후’ 수사 본격화

중앙일보

2026.01.2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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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 침투 의혹을 수사 중인 군·경 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가 민간인 용의자 2명의 ‘배후’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자신이 북한에 무인기를 날렸다는 30대 대학원생 A씨가 운영한 북한 관련 매체에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아울러 북한이 주장한 무인기 침투 날짜와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 행보 시기와 맞물린 사실도 주목하고 있다.

20일 군·경 합동조사 TF에 따르면 TF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A씨가 주장한 무인기 비행에 정보사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선원 의원은 A씨가 지난해 4월 인터넷 매체 2곳을 등록하면서 정보사 소속 요원에게 지원금을 받은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씨가 만든 매체는 북한 동향과 국제 정세를 다룬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게재하며 ″지난 1월 4일 국경 대공 감시 근무를 수행하던 우리 구분대들은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 일대 상공에서 북쪽방향으로 이동하는 공중 목표를 포착하고 추적하였으며 우리측 영공 8㎞계선까지 전술적으로 침입시킨 다음 특수한 전자전자산들로 공격하여 개성시 개풍구역 묵산리 101.5고지로부터 1200m 떨어진 지점에 강제추락시켰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추락한 무인기 잔해. 뉴스1

TF는 이어 북한 측이 주장한 무인기 침투 날짜가 이 대통령의 유엔 총회 참석·중국 순방 등 주요 외교 행보와 겹친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지난해 9월 27일과 올해 1월 4일을 한국 무인기의 북한 침투 날짜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4일 미국 순방 중 유엔총회에 참석했다. 이달 4일엔 중국 순방길에 올랐다.

이런 사실을 확인한 TF는 민간인 용의자들이 대통령의 외교 이벤트 시기에 맞춰 이번 사건을 기획했을 가능성도 수사하고 있다. 무인기 운용 목적에 따라 적용 법률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들이 북한에 무인기를 날려 국가 안보를 침해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형법상 일반이적죄 적용도 검토할 수 있다.

A씨는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예성강 방사선 수치 확인을 위해 무인기를 날렸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A씨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 “큰 틀에서 틀린 내용은 아니다”면서도 “(현재까지) 파악한 전모가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TF는 용의자 주장의 진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TF는 지난 16일 무인기를 제작한 인물로 알려진 30대 남성 B씨를 소환해 조사했다. B씨의 TF 소환 당일, A씨가 “자신이 무인기를 날렸고 같은 날 군경합동조사 TF에서 조사한 민간인 용의자인 B씨는 제작만 한 것”이란 취지의 언론 인터뷰하며 의혹은 커졌다.

TF는 이들의 공모 관계도 확인하고 있다. 과거 이력이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이다. 서울 사립대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2024년 학교 지원을 받아 무인기 제작 업체를 창업했다. 대표가 B씨, 이사가 A씨였다. 이들은 서로 비슷한 시기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도 일했다고 한다. A씨는 지난해 11월에도 경기도 여주 등에서 미신고 무인기를 날린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검찰에 송치된 적이 있다.



문상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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