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의 드론·무인기 작전을 전담하는 드론작전사령부가 폐지되고 합동작전사령부가 신설돼 합동참모본부의 작전권을 넘겨받을 전망이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뒷받침하는 방안으로, 현실화할 경우 대대적인 군 지휘체계 개편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장관 직속 내란극복·미래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는 20일 드론사 폐지, 합참 작전권 이양 등을 골자로 하는 미래전략 분과위 자문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자문위는 합동작전사를 창설해 합참의 작전 기능을 이양하라고 권고했다. 현실화할 경우 합참은 전략 상황 평가와 군사전략 수립만 담당하게 된다. 전작권 전환에 대비해 지휘구조를 단일화하고 전시와 평시 작전 지휘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게 자문위의 설명이다. 자문위는 합참 산하 전략사령부도 대통령·국방부 장관 직속부대로 바꿔 고위력·초정밀 탄도미사일 현무-5 등 전략자산을 보유하도록 했다.
자문위는 특히 드론사를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육·해·공군 및 해병대와 기능이 중첩되고 각 군에서 드론 관련 소요를 제기하는 상황 등을 볼 때 통합소요 발굴을 전담하는 기능사령부로 전환해도 된다는 게 자문위의 판단이다. 국방부가 권고안을 받아들이면 드론사는 작전권이 없는 전문기관 형태로 재편될 전망이다.
드론사가 없어져도 드론전 대응 등 핵심 기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지만, 폐지 자체가 갖는 함의가 작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24년 평양 무인기 투입 사건 등의 후폭풍으로 볼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내란 특검은 드론사가 북한을 자극할 목적으로 비상계엄 한 달 전인 2024년 10월 평양에 무인기를 보냈다고 밝혔고, 윤석열 전 대통령을 일반이적 혐의로 기소했다. 해당 사건이 드론사 폐지에 영향을 미쳤다면 군사 기능적 측면보다 정치적 고려가 우선됐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있다.
특히 북한은 최근 남한 발 드론이 북한에 진입한 것과 관련,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에서 “서울 당국은 공화국의 주권 침해 도발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며 재발 방지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드론은 민간에서 날린 것으로 가닥이 잡혔지만, 북한이 한국 정부에 조치를 압박한 직후 드론사 폐지 권고가 나온 건 공교로운 측면이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뒤 첫 역점사업으로 전 부대에 1인칭 시점(FPV) 소형 드론을 보급하는 ‘50만 드론전사 양성’을 내걸기도 했다. 해당 사업이 아직 속도를 내기도 전에 드론사를 해체한 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또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통해 드론 작전을 비롯한 고도의 현대전 기술을 습득하고 자폭 드론 대량 생산 등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드론사 폐지는 섣부르다는 우려 역시 존재한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대전 양상에서 드론전사 양성의 중요성은 국방부도 공감한다”며 “자문위 결과는 권고안이며, 타당성 등을 검토해 국방개혁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문위는 이재명 정부의 공약이었던 우주사령부 창설도 명시했다. 우주안보상황과 미래전 양상을 고려한 판단이다. 북핵 억제를 위한 고위력·초정밀 탄도탄과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 등을 조기에 전력화하고, 국방 연구개발 예산을 연평균 10% 이상 늘리라고도 권고했다.
병역 자원이 줄어드는 만큼 취사·수송 등 비전투 분야에 군무원 등 민간 인력과 민간군사기업을 투입한 뒤 추후 확대하는 방안도 권고안에 담았다. 단기 징집병 외에 다년 복무 전문병을 선택할 수 있도록 병역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도 주문했다. 자문위는 이를 토대로 2040년대에 상비병력 35만명, 민간 국방인력 15만 명 등 총 50만명 규모의 국방인력을 갖출 것을 제시했다.
자문위 관계자는 “미래 국방 전략은 북한의 핵과 재래식 전력, 회색지대 위협뿐 아니라 주변국과의 분쟁 가능성에 대한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며 “전작권 전환을 토대로 한국 주도의 연합방위체제를 만들고, 한·미 공동의 맞춤형 억제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라고 말했다.
또 자문위는 위법한 명령에 대한 거부권을 명시하고 위법한 명령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도록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도록 권고했다. 위법한 명령을 거부한 경우 항명죄 등으로 처벌받지 않게 면책 규정도 마련하도록 했다. 계엄법에 명시된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와 같은 표현을 명확하게 바꾸는 한편 계엄 시 계엄사령관의 지휘감독권을 분산하도록 했다. 각 군 수사기관을 국방부 장관 직속으로 통합하는 사법개혁도 추진하라고 권고했다.
◇소음대책 지역 신규 8곳, 확대 69곳 지정
국방부는 이날 제2차 소음대책지역 소음 방지 및 소음피해 보상에 관한 기본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 파주 멀은리 사격장, 강원 고성군 마차진사격장, 경기 연천군 태풍과학화 훈련장 등 군 사격장 8곳(총48.3㎢)이 소음대책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해당 지역 주민 약 770여명이 보상을 받게 됐다. 기존 소음대책지역(69곳)도 약 5.3㎢ 늘어나면서 주민 약 6900명이 보상 대상에 포함됐다. 국방부는 군용 항공기 소음 평가 단위를 바뀌고 현실 여건을 고려한 보상 기준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