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보 뒤사라 페라리코리아 대표는 “글로벌 트렌드를 만드는 한국의 잠재력이 페라리 한국법인을 따로 설립한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설립된 페라리코리아는 이달 19일 뒤사라 대표를 선임하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이날 서울 페라리 반포전시장에서 만난 뒤사라 대표는 “한국은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이고 성장 속도도 빠르다. 이런 다이내믹한 에너지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럭셔리 부분에서 한국은 굉장히 성숙한 시장”이라며 “고객에게 더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고, 서비스 수준도 개선해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국을 찾은 프란체스코 비앙키 페라리 극동·중동지역 지사장도 “아시아 시장의 성장률이 높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은 가장 큰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라고 본다.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역”이라고 말했다. 비앙키 지사장은 “한국 시장에 귀를 기울이면서 고객의 요구를 비즈니스와 연결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억5000만원 이상 수입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3만6477대로 전년(2만8373대) 대비해 8104대 증가했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 중 11.9%에 이른다. 페라리는 지난해 국내에서 354대를 팔았다. 최근 내수 시장이 얼어붙고, 2021년까지만 해도 고가 수입차 판매량이 연 2만 대 미만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국내에 직접 진출하는 수퍼카 브랜드도 늘고 있다. 2013년 포르쉐코리아 설립 이후 마세라티(2024년), 페라리(2025년)가 한국법인을 만들었다.
페라리코리아는 스포츠카인 ‘12칠린드리’에 한국의 문화적 요소를 담아 특별 제작한 ‘테일러메이드’ 모델을 선보이며 한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 구애에 나섰다. 세계에 단 한 대뿐인 맞춤 모델로, 한국의 예술가 4팀과 협업해 제작했다.
12칠린드리 테일러메이드 차체는 윤슬(햇빛 등에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과 서울 도심의 네온사인, 고려청자에서 영감을 얻은 컬러로 도색했고, 시트는 갓을 만드는 말총의 직조 방식으로 디자인됐다. 전통 가구와 옻칠에서 차용한 요소도 곳곳에 배치됐다. 12칠린드리의 가격은 옵션에 따라 다르지만 6억원 안팎이다.
이날 페라리의 차량 디자인을 총괄하는 플라비오 만조니 최고디자인책임자(CDO)가 처음 내한해 고객들과 만나기도 했다. 뒤사라 대표는 “단순히 차를 팔기 위한 마케팅이 아니라 한국인이 공감할 수 있도록 문화적으로 연결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라리가 전통을 지키면서 기술 혁신도 놓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짜릿한 운전 경험과 차량의 퍼포먼스는 페라리가 절대로 놓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DNA를 고수하면서도 항상 5~10년 앞서는 기술을 추구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