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배우 김용준이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하며 ‘명품 열연’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김용준은 최근 JTBC ‘경도를 기다리며’, tvN ‘프로보노’, JTBC ‘러브 미’ 등 다수의 화제작에 잇달아 출연하며 각기 다른 색깔의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먼저 ‘경도를 기다리며’에서 김용준은 이경도(박서준 분)의 아버지 ‘이한수’ 역을 맡아 극의 중심을 잡았다. 이한수는 불의의 사고로 다리가 불편해졌음에도 세탁소를 운영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인물. 김용준은 무뚝뚝해 보이지만 아들과 그 주변인들을 향한 깊은 속내를 지닌 아버지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특히 아들과 얽힌 서지우(원지안 분)가 자주 세탁소에 방문하자 자연스럽게 그를 받아주고 대하며 사람 좋은 매력으로 시선을 모으는가 하면, 서지우가 탕수육이 먹고 싶다고 말하자 이미 중국집에 전화를 걸고 있는 장면은 투박하지만 따뜻한 ‘츤데레’ 아버지의 매력을 극대화하며 극에 온기를 불어넣었다.
반면 ‘프로보노’에서는 180도 다른 변신을 선보였다. 그는 주인공 강다윗(정경호 분)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든 결정적인 인물 ‘유백만’으로 분했다. 제지업체 대표로서 강다윗 어머니의 사고와 더불어 10년 전 화재 사고의 중심에 서 있던 그는 강다윗에 의해 징역형을 선고받고 옥중에서 생을 마감하며 극 전체의 서사를 관통하는 긴장감을 조성했다. 김용준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갈등의 시초로서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하며 베테랑 배우의 저력을 입증했다.
최근 ‘러브 미’에서의 존재감도 눈부시다. 서진호(유재명 분)가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 좋은 인물로 등장한 그는, 가이드 진자영(윤세아 분)을 비롯한 여행지 인연들과 끈끈한 정을 나누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극 후반부에는 암 선고를 받고 투병하는 모습이 공개되며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김용준은 일상의 소소한 행복부터 삶의 끝자락에서 느끼는 슬픔까지 인간적인 면모를 다각도로 조명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처럼 김용준은 푸근한 우리네 아버지의 얼굴부터, 서사의 거대한 줄기를 만드는 강렬한 캐릭터, 그리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아낸 평범한 삶의 모습까지 한계 없는 연기 변주를 이어가고 있다. 수많은 작품을 통해 쌓아온 그의 단단한 연기 내공은 자칫 평범할 수 있는 캐릭터에도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김용준이 아니면 안 되는'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했다는 평이다.
특히 그는 단순히 배역을 소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물의 이면에 숨겨진 슬픔과 온기를 섬세한 눈빛과 절제된 감정으로 풀어내며 극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고 있다. 어느 작품에서든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극의 완성도를 견인하는 그의 관록은 후배 배우들에게는 귀감이, 시청자들에게는 깊은 신뢰를 주는 지점이 되고 있다.
매 작품마다 낯선 옷을 입듯 완벽히 변신하며 시청자들을 웃고 울리는 배우 김용준. '천의 얼굴'을 가진 베테랑 배우로서 그가 앞으로 또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의 마음을 파고들지, 멈추지 않는 그의 연기 행보에 뜨거운 관심과 기대가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