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악화로 내수 시장이 얼어붙고 있지만 최근 고급 수입차 시장엔 온기가 흐른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억5000만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지난해 3만6477대로 전년(2만8373대) 대비해 8104대 증가했다. 전체 수입차 중 고급차 비중은 11.9%에 이른다. 2021년까지만 해도 연 2만 대 미만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하다.
‘도약하는 말’ 엠블럼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페라리는 지난해 국내에서 354대가 팔렸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페라리는 지난해 10월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티보 뒤사라 페라리코리아 대표는 19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전 세계 트렌드 중 한국에서 시작된 게 많다”며 “글로벌 트렌드를 만드는 한국의 잠재력이 페라리 한국법인을 따로 만든 이유”라고 설명했다.
고급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뒤사라 대표는 “특히 럭셔리 부분에서 한국은 굉장히 성숙한 시장”이라며 “고객에게 더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고, 서비스 수준도 개선해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날 페라리는 서울 반포전시장에서 ‘12칠린드리 테일러메이드’를 공개했다. 유명 스포츠카인 12칠린드리에 한국 문화를 입힌 제품인데, 세계에 단 한 대뿐인 맞춤 차량이다. 뒤사라 대표는 “한국의 예술가 4팀과 협업해 제작했다”며 “서울 도심의 네온사인, 고려청자에서 영감을 얻은 컬러로 도색했다”고 설명했다. 시트는 갓을 만드는 말총의 직조 방식으로 디자인됐고, 내부엔 전통 가구와 옻칠에서 차용한 요소도 배치됐다. 정확한 가격인 비공개. 일반 12칠린드리 가격은 6억원 안팎이다. 그는 “단순히 차를 팔기 위한 마케팅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한국인과) 연결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국적인 뒤사라 대표는 페라리 중부유럽 세일즈마케팅 총괄과 중동·인도 세일즈 디렉터를 거친 영업·마케팅 전문가다. 페라리 글로벌 출하량은 2020년 9119대에서 2024년 1만3752대로 최근 5년 새 50.8%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