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5000피 코앞까지 밀어붙인 로봇…“스치기만 해도 급등”

중앙일보

2026.01.20 07:0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로봇 테마주 불기둥

코스피가 5000선 돌파가 초읽기에 들어선 가운데, 투자자들이 로봇주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최근 증시에서 ‘로봇주’ 주도 장세가 펼쳐지자 “로봇만 스쳐도 급등했다”(한국투자증권)는 평가가 나왔다.

2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8.91포인트(0.39%) 내린 4885.75에 거래를 마쳤다. 새해 들어 13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날 16% 넘게 오르며 뜨거웠던 현대차는 이날 장중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오후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전날보다 0.21% 하락한 47만9000원에 마감했다. 현대차 주가는 올해 들어 60% 이상 급등했고, 시가총액 3위에 올라섰다.

증시에선 현대차가 더 이상 단순한 ‘자동차주’가 아닌 ‘로봇주’로 재평가 받는 분위기다. ‘CES 2026’ 이후 부각된 휴머노이드·피지컬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결과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로봇 자회사) 보스턴 다이나믹스 상업화를 통한 제조원가 경쟁력, 미래 지분가치를 반영했다”며 “단순히 로봇 3만 대 생산을 떠나, 중국에 비해 크게 열위인 미국 제조업에서의 패권 확보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다올투자증권은 현대차 주가를 기존 47만원에서 64만원으로 높였다.

중·소형주는 더 뜨겁다. 산업용 로봇 생산 대표업체인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9.66% 올랐는데, 이틀 사이 상승률이 30%가 넘는다. 코스닥에선 현대무벡스가 11.44%, 티로보틱스가 7.17%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갔다. 두 회사 주가는 이틀 사이 각각 34%, 28% 올랐다. 휴림로봇과 뉴로메카는 상한가를 기록했는데, 투자경고 종목 지정 이후 이틀간 주가가 40% 이상 급등하면서 이날 하루 매매가 정지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리아휴머노이드로봇산업’은 올해 수익률만 40%를 웃돌았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생산공장의 자동화 수준을 나타내는 ‘로봇 밀도’가 OECD 평균의 두 배 수준으로 높다”며 “AI 분야가 이전에는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디지털 AI 이슈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실질적인 로보틱스 영역으로 옮겨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CES를 계기로 이런 변화가 연초 주가에 빠른 속도로 반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과열 우려다. 사업의 실체보다 ‘이름표’가 주가를 밀어 올리기도 했다. 식음료·담배 가공기계 제조업체인 협진은 사명을 ‘앤로보틱스’로 바꾸고, 로봇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만으로 상한가를 썼다. 불과 얼마 전까지 1000억원을 밑돌던 시가총액은 이날 단숨에 1752억원까지 치솟았다.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가파른 주가 상승은 과거 IT 버블이나 이차전지 투자 열풍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명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로봇 도입에 따른 노동조합과의 문제, 신규 공장에 대한 투자 여부 등 변수가 많아 실제 현장 투입 속도는 불확실하다”며 “경기가 좋을 경우 기업들의 자금 여력이 커지면서 로봇 도입을 앞당길 수 있지만, 경기 둔화 국면에서는 관련 투자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석환 연구원은 “단기 급등한 만큼, 3월 실적 발표 시즌을 기점으로 ‘숫자’로 증명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기술적 반락(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과 함께 주가 상승이 제한될 수 있다”고 짚었다.





박유미([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