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사진)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에서 “민간인이 북한 지역으로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철저하게 수사해서 다시는 이런 짓을 못 하게 엄중하게 제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사실이라면 한반도 평화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고 말한 데 이어 엄정한 수사를 재차 지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가 기관이 연관돼 있다는 설도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2명이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는 점을 말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군 정보기관인 국군정보사령부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돼 군이 조사 중이다. 이 대통령은 “(북한 무인기 침투는) 전쟁 개시 행위나 마찬가지”라며 “북한에 총을 쏜 것과 똑같지 않으냐”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이 제멋대로 상대 국가한테 전쟁 개시 행위를 하면 처벌하는 법조문이 있다”며 철저한 수사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법 조항은 형법 111조 외국에 대한 사전(私戰)죄다. 이 대통령은 “(민간인이 무인기를 북한으로) 세 번 보냈다는데 어떻게 경계근무에서 체크도 못 했느냐”며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질타했다.
일부 방송사의 법조 관련 보도도 문제 삼았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처음 참석한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에게 “무죄가 난다든지, 공소기각을 한다든지 하면 보통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기소가 무리했다든지, 수사가 과했다든지 이렇게 판단한다”면서 “그런데 특정한 사안의 경우는 (일부 방송사가) 무조건 검찰 편을 든다. 꼭 정치적인 사건만 그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중파·종편 등 허가 특혜를 받는 (방송) 영역은 중립성과 공정성, 공익성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특정 사건 보도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와 서해 피격 은폐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일부 보도를 문제삼은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생리대 무상 공급 검토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해외 생리대보다 우리나라가 40% 가까이 비싼 건 사실인가 보다”라면서 “싼 것도 만들어 팔아야 가난한 사람도 쓸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여성환경연대의 2023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생리대 가격은 미국·영국·일본 등 해외 11개국보다 39% 높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생리대 회사를) 지원해 주면 속된 말로 바가지 씌우는 데 도움만 주는 꼴”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에게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 아예 위탁 생산해서 일정 대상에게 무상 공급하는 것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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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이 대통령 피습사건 테러 지정…야당 “의도 의심”
이 대통령은 앞서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국내 생리대 가격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가능성도 시사했다. 전날 정상회담을 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한국과 영화를 공동 제작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소개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영화계나 문화예술계가 기반이 망가지고 있다는데 각별히 관심을 좀 가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추경을 할 기회가 있을 수 있는데, 통상 있지 않냐”며 “그때는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잘 검토해 달라”고 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선 3대(내란·김건희·채 해병) 특검의 미진한 부분을 수사하기 위한 2차 종합특검법이 의결됐다. 3대 특검에서 다루지 못했던 ‘노상원 수첩’ 관련 의혹 등 총 17가지를 수사한다. 최장 170일 동안 수사 인력은 최대 251명 투입된다. 정부는 또 대전·충남, 광주·전남 등 통합 지방정부에 대한 체계적인 재정지원을 논의하기 위해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단장을 맡는 ‘통합 지방정부 재정지원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한편, 정부는 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2024년 발생한 가덕도 피습 사건을 ‘테러’로 지정해 추가 진상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가테러대책위원회 회의에서 “K민주주의의 나라, 대한민국에서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며 “각종 테러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대테러 체계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특정 사건을 테러로 지정한 건 2016년 테러방지법 제정 이후 처음이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소급 지정하지 않고, 이 대통령 사건부터 지정하는 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닌가 의심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