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뒤를 쫓다 보면 엄마의 하루는 금세 지나가죠, 신혜원씨는 ‘엄마가 잘 먹어야 아이도 잘 키운다’는 생각으로, 대충 한 끼를 때우거나 끼니를 거르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거창하고 복잡한 조리법 대신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와 간단한 조리법으로요. 미국 요리학교 CIA에서 배운 레시피와 호텔에서 경험한 노하우를 담아낸 엄마의 쉽고 근사한 한 끼 레시피를 소개합니다.
[닭곰탕]
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되면 집안의 리듬이 달라집니다. 아침상을 물리고 나면 곧장 점심을 고민하고, 점심 설거지를 하며 자연스레 저녁 메뉴를 떠올리게 되죠. 오죽하면 시계보다 식탁이 먼저 돌아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니까요. 아이들에겐 느긋한 휴식이지만, 끼니를 챙기는 이에게는 온종일 식탁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치열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조리는 간편하면서도 한 끼를 든든히 채워줄 메뉴가 절실합니다. 닭곰탕은 그 조건에 가장 부합하는 음식이에요. 자극적이지 않은 국물과 부드러운 건더기 덕분에 아이부터 어른까지 두루 즐기기 좋고, 따뜻한 국물에 밥 한 술 말아내면 다른 반찬도 필요 없습니다. 여기에 감자와 배추를 더하면 닭곰탕의 완성도는 한층 높아집니다. 닭 육수에 감자의 전분이 녹아들어 국물은 담백하고 진해지며, 배추는 뒷맛을 시원하게 잡아줍니다. 푹 익어 보들보들해진 닭고기는 아이들이 먹기에도 그만입니다.
조리 과정도 생각보다 번거롭지 않습니다. 비결은 닭을 먼저 '굽는' 데 있습니다. 손질한 닭을 솥에 넣고 기름을 살짝 두르고 손질한 닭의 껍질이 바닥에 닿도록 먼저 올려 구워보세요. 닭 내부의 수분을 날려 잡내를 잡는 동시에, 고소한 풍미는 국물 속에 가둬줍니다. 국물 맛 또한 훨씬 깊어지죠. 그다음 대파, 양파, 마늘을 넣고 물을 부어 끓이기 시작합니다. 첫 거품만 깔끔하게 걷어내면 국물의 방향은 이미 정해진 셈입니다. 중약불에서 충분히 우려낸 뒤 감자를 넣어 농도를 더하고, 마지막에 배추를 넣어 맛을 정리합니다.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과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감칠맛이 도는 완벽한 한 그릇이 완성됩니다.
Today’s Recipe 신혜원의 닭곰탕
“감자는 큼직하게 썬 뒤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어 주세요. 끓이는 동안 쉽게 부서지지 않아 국물이 탁해지지 않아요. 배추는 오래 끓이지 말고 마지막에 넣어 숨만 죽이는 것이 좋아요. 채소의 수분이 국물을 한층 시원하게 만들어줍니다.”
만드는 법 1. 닭다리살은 껍질에 붙은 과도한 지방이나 늘어진 부분을 가위로 잘라 정리한다.
2. 솥에 올리브유를 살짝 두르고 닭다리살을 넣어 껍질 쪽부터 중불에서 익힌다. 기름이 많이 나오면 키친타월로 걷어낸 뒤, 닭이 앞뒤로 50% 정도 익었을 때 양파와 대파, 마늘을 넣고 물을 부어 센 불에서 끓인다.
3. 물이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중약불로 낮추고 떠오르는 거품을 걷어낸다. 20분 정도 천천히 끓여 국물을 충분히 우려낸 뒤 감자를 넣어 10분 정도 더 끓인다.
4. 익은 닭은 집게로 건져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뒤 다시 솥에 넣는다.
5. 마지막에 배추를 넣어 숨만 죽인 뒤 불을 끄고, 간장으로 간을 한 뒤 부족한 맛은 소금으로 조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