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그린란드 병합을 놓고 유럽과의 극심한 갈등을 겪는 가운데 관세 압박 외에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기 행정부 취임 1주년을 맞아 진행한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다보스 포럼에서)그린란드 관련 회의가 많이 예정돼 있다”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 우리 모두가 매우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해결책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 나토 체제의 붕괴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나토에 우리(미국)이 없다면 나토는 그다지 강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 동맹국들을 강하게 압박했다. 경우에 따라 나토 이탈 가능성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을 수 있음을 암시한 말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그린란드 문제와 가자지구 구상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힐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계획에 반대하며 군대를 파견한 나토 동맹 8개국에 2월부터 10%, 6월엔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할 뜻을 밝힌 상태다. 이에 대해 유럽은 930억 유로(약 159조원)에 달하는 보복성 맞불관세와 이른바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을 논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이 상호관세를 무효화 할 경우 유럽에 대한 관세 압박은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받자 “다른 방법을 써야할 것”이라며 “(유럽을 압박할)대안도 있지만 지금 하고 있는 것이 가장 좋고, 강력하고, 빠르고 쉬우며 복잡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답했다.
그린란드 관련 갈등이 점화되기 전에 합의한 유럽과의 기존 무역합의와 관련해선 “그들(유럽)은 협정을 얻기 위해 매우 열심히 싸웠고 그들은 (무역합의를) 원하고 있다”면서도 “나는 그렇게(무역합의의 무력화)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했다.
그러면서 “그린란드는 국가 안보를 위해서도 필요하고, 세계 안보에도 매우 중요하다”며 병합 계획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기자들이 ‘그린란드 주민은 미국 편입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자 “내가 그들과 얘기하면 그들(그린란드 주민)도 분명히 기뻐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 지난 3일 이뤄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체포 이후 베네수엘라에 대한 안정화 조치와 관련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어떤 방식으로든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차도는)믿기 힘들 정도로 훌륭한 여성으로 매우 놀라운 일을 했다”며 “나는 그렇게(정치 참여)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마리아, 우리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마차도에 대해 “훌륭한 여성이지만 국내 지지가 부족하다”며 회의적 시각을 보여왔다. 그러자 마차도는 지난 15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자신이 지난해 수상한 노벨평화상 메달 진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줬다. 마차도는 직후 폭스와의 인터뷰에선 “적절한 시기가 오면 공정한 선거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선출될 것으로 믿는다”며 집권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1시간 20분에 걸쳐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장황하게 설명했다. 질의응답 시간을 합하면 회견은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회견은 전임 바이든 정부에 대한 비난성 발언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자신이 취임한 뒤 불법 이민을 차단하고 범죄를 줄였으며, 물가를 낮췄다는 등 그간 반복해왔던 주제를 또다시 제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훌륭한 일을 해내면서도 홍보는 저절로 되도록 내버려뒀다”며 “내가 이 회견을 하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가 엉망진창이던 상황을 정말 좋은 상태로 바꿨다는 점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