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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잊혀져서는 안되며, 진실은 지워지지 않는다

중앙일보

2026.01.20 15:59 2026.01.2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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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차대전 당시 일본군이 행한 최악의 전쟁범죄를 다룬 중국 영화 ‘731’이 21일 극장에서 공개된다. 영화 제목인 731은 당시 일본 제국이 생화학 무기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한 군부대 겸 연구기관이자, 포로수용소다. 이곳에선 수많은 민간인과 전쟁 포로를 대상으로 상상하기 힘들 정도의 비인간적인 인체 실험이 자행됐다. 피험자들은 마루타(丸太ㆍ통나무)라는 비인간적인 명칭으로 불렸다. 희생자는 3000여명을 헤아린다.

영화는 지난해 9월 중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 개봉됐다. 개봉 이후 중국 현지에서는 흥행 신기록을 세우는 등 반향이 컸다. 영화의 국내 개봉을 맞아 주한중국대사관 심효강 공사참사관이 의견을 밝혀왔다. 아래는 전문.

언급조차 가슴을 떨리게 하는 일본군 731부대의 인체 실험은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한 사건으로 꼽힌다. 세월은 흘러갔지만, 역사의 진실은 영화 『731』의 개봉과 함께 다시 한번 세상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중국 영화 『731』이 오는 1월 21일 한국에서 개봉한다. 이 작품은 일본 군국주의 침략자들이 자행한 반인륜적 폭거를 기록한 영화다.

일본군은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각국의 무고한 민간인을 실험 대상으로 삼고, 이들을 ‘통나무’라는 뜻의 ‘마루타’라 부르며 살아 있는 생명을 실험용 소모품으로 취급해 인간의 존엄성을 철저히 짓밟았다. 1990년대 한국에서도 『마루타』라는 유사한 소재의 영화가 제작되었으며, 극 중 장면은 많은 관객에게 잊히지 않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확인된 자료에 따르면 일본군 731부대의 총 희생자는 약 3000여 명에 이르며, 그중에는 최소 5명의 한국인이 포함돼 있다. 영화에서 가장 가슴을 울리는 장면은 한국인 희생자들이 목이 터지라 외치는 절규이다. “나는 이기수다!”, “나는 한성진이다!”라는 실명으로 전해지는 이 피맺힌 외침은 희생자들의 자술 형식으로 재현돼 관객의 심금을 울린다.

영화 731의 국내 개봉을 알리는 포스터

번역가 함혜숙님은 SNS를 통해 이 영화를 번역하며 겪은 심경을 공유해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일본 731부대의 생체 실험이 워낙 악명이 높아 익히 알고 있었지만, 번역 과정에서 영상을 직접 보니 너무 괴로웠다”고 고백했다. 또한 “이 영화가 역사적 진실의 10분의 1 정도만 묘사한 것이라는데,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731』은 감독이 12년에 걸쳐 사료를 수집하고 철저히 준비해 완성한 고심작이다. 영화는 새로운 시각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결코 잊어서는 안 될 역사를 냉철하게 돌아보게 한다. 영화인이 관객과 공유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침략의 역사가 흐려지고, 진실이 왜곡되며, 전쟁의 책임이 회피될 때 전쟁의 기억은 진심 어린 반성과 사죄가 아닌 자기연민에 불과해진다는 것이다. 오늘날 일본은 조용히 역사적 진실로부터 멀어지고 있으며, ‘신형 군국주의’라는 전쟁의 위협은 평화를 누리던 평범한 사람들 곁으로 음산하게 다가오고 있다. 이러한 위협 앞에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음을 영화는 분명히 일깨워 준다.

2차대전 당시 일본 731부대가 살아있는 사람을 상대로 세균전 실험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역사적 진실을 통해 선과 악을 직시하고, 겉으로 보이는 겸손 아래 숨겨진 음험함과 야심을 꿰뚫어 보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혼란의 시대 속에서 전쟁의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막아낼 수 있는 우리의 저력이다. 역사를 올바르게 마주할 때에만, 비로소 진정으로 밝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수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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