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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만난 뒤 국방교류도 재개…공군 블랙이글스, 일본 기지서 첫 중간 급유

중앙일보

2026.01.20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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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AEDX 2025에서 공군 블랙이글스가 비행을 하고 있다. 뉴시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T-50B 특수훈련기가 해외 에어쇼에 참가하기 위해 일본 나하(那覇) 자위대 기지에서 중간 급유를 받는다. 블랙이글스팀의 일본 급유는 이번이 처음으로, 당초 지난해 추진됐다 일본 측이 공군의 독도 훈련을 문제 삼으며 무산됐다. 최근 한·일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국방 당국 간에도 해빙 기류가 본격화 하는 모양새다.

21일 국방부와 공군에 따르면 블랙이글스팀은 내달 8일부터 12일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에 참석해 에어쇼를 선보인다. 이를 위해 공군은 예비기 1대를 포함한 T-50B 훈련기 9대, 화물 수송을 위한 C-130 4대, 장병 120여 명을 현지로 파견한다.

블랙이글스는 오는 28일 강원 원주 기지를 출발, 총 1만 1300여㎞를 날아 내달 2일 사우디 리야드 말함 공항에 도착한다. 중간에 일본, 필리핀 클락, 베트남 다낭, 태국 치앙마이 등 6개국 공항 8곳을 경유한다. 일본 나하 기지가 첫 번째 급유지다.

공군이 일본 기지에서 보급을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공군은 일본 항공자위대 특수비행팀 ‘블루임펄스’와 교류 행사도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이번 시도가 한·일 간 상호 군수지원 협정(ACSA) 체결을 위한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는 ACSA가 체결되지 않아 국군이 일본에서 군수 물자를 지원 받을 길이 없지만, 일본 측은 자위대법의 일부 규정을 근거로 연료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한다.

앞서 한·일 국방 당국은 지난해 10월에도 블랙이글스팀의 나하 기지 중간 급유를 추진했지만, 일본 측이 같은 달 블랙이글스의 독도 비행 훈련을 문제 삼으며 막판에 이를 거부했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의 첫 방한(지난해 10월 30일) 직전 군 당국 간 돌발 악재가 불거진 셈이다.

일본의 ‘임박한 퇴짜’에 블랙이글스는 다른 대안 기착지를 찾지 못 했고, 공군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에어쇼 참가가 아예 무산됐다. 이에 국방부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육상자위대 음악 축제에 육군 군악대 파견을 취소하고, 해군·해상자위대와의 공동 수색·구조 훈련도 보류하는 등 군 당국 간 갈등이 고조됐다.

한동안 냉랭했던 관계에 훈풍이 불기 시작한 건 이달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지난 13일 나라 정상회담에서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일 및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정상 간 큰 틀에서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이 국방 당국 간 교류 재개를 앞당기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이달 30일을 전후해 방일해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일본 방위상과 회담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안 장관은 미 해군 기지가 있는 요코스카 기지에 방문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요미우리 신문이 21일 전했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15일엔 일본 육상자위대 간부후보생학교 후보생 400여명이 육군3사관학교를 1박 2일로 방문했다. 연례적 교류 행사긴 하지만, 한·일 정상회담과 맞물려 연쇄적으로 군 관련 교류가 이어지는 셈이다.

한편 블랙이글스가 일본 기착을 선택한 건, 이전에 중간급유를 받았던 대만 가오슝 국제 공항을 이용하는 데 따른 부담을 피하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통상 기착지 협의는 비행 구역 통제를 위한 항공고시보(NOTAM) 통보 등을 위해 수주 전부터 진행하는데, 이달 한·일 정상회담에 앞서 한·중 정상회담(이달 5일) 일정도 있었기 때문이다. 블랙이글스는 2022~2024년 이집트·싱가포르 등의 국제 에어쇼에 참가할 때는 대만 가오슝 국제 공항에 임시 착륙했다.




이유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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