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아베 피습’ 3년반만에…"통일교 거액 헌금으로 고통” 테러범에 무기징역

중앙일보

2026.01.20 23:43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山上徹也·45)에게 1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지난 2022년 7월 총격 테러가 발생한 지 3년 반만의 일이다. 야마가미 측은 자신의 모친이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이하 가정연합)에 거액을 헌금하여 큰 고통을 받았다며 감형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격을 당하기 직전의 모습. 교도=연합뉴스
일본 나라지방재판소는 21일 살인, 화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야마가미에게 검찰 구형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야마가미는 당시 참의원(상원) 선거 유세차 나라시를 방문한 아베 전 총리에게 직접 제작한 총으로 두 발을 발사했다. 아베 전 총리는 총을 맞은 후 쓰러졌고 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사망했다. 당시 현장에서 체포된 야마가미는 42살이었다.

그는 아베 전 총리가 가정연합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보고 증오감을 키웠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당초 가정연합 간부를 대상으로 범행을 계획했다가 아베 전 총리로 표적을 바꿨다고 한다.

NHK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법원은 야마가미의 범행에 대해 “공공의 안전을 위협해 지극히 위험하고 악질”이라고 밝혔다. 선거 유세를 보기 위해 몰린 300여 명의 사람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법원은 또 야마가미의 범행으로 아베 아키에(安倍昭恵) 여사가 남편을 갑자기 잃게 되면서 큰 상실감을 갖게 됐다고도 밝혔다. 야마가미가 직접 제작한 총의 살상능력도 인정했다.
아베 총격 테러를 일으킨 야마가미 데쓰야가 2022년 7월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교도·로이터=연합뉴스

다만 재판에서 관심을 끌었던 야마가미의 불우했던 환경과 모친의 거액 헌금에 따른 범행 동기는 형량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 1980년생인 야마가미는 어릴 때 아버지를 잃었고, 형 역시 건강 문제로 고통을 받아오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991년부터 가정연합 신자가 된 모친이 1억엔(약 9억3000만원)에 달하는 헌금을 하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고 야마가미는 대학 진학도 포기했다. 재판에서 야마가미 변호인은 “비참한 경험은 범행과 연결돼 있다”며 “종교 피해에 시달린 경험을 살려 사회에 공헌할 기회를 달라”고 주장해왔다.

아베 테러범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졌지만 가정연합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아베 사건을 계기로 여당인 자민당과의 연루설이 불거지자 당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고액 헌금을 내세워 가정연합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종교법인법에 근거해 조사를 진행한 일본 정부는 2023년 10월 법원에 가정연합에 대한 해산명령을 청구했다. 지난해 3월 도쿄지방재판소는 가정연합에 해산을 선고했지만 가정연합 측이 불복해, 고등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재판에서 해산이 확정될 경우 법원이 정하는 청산인이 교단의 자산을 관리하고 청산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종교 법인으로서의 세제 혜택은 사라지지만 종교 단체로 존속 가능하며, 종교 활동에도 제약을 받지는 않는다.




김현예([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