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와 통일교의 정경유착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검사장)가 신천지 전 간부에게서 이만희 총회장까지 연결되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 총회장이 지시했다는 진술과 함께 이를 입증할 정황 증거까지 확보한 합수본은 국민의힘과의 유착이나 청탁이 있었는지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2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신천지 전 간부 A씨는 19일 이뤄진 합수본 참고인 조사에서 “이만희 총회장 지시나 승인 없이는 집단 입당은 불가능하다”고 진술했다. ‘이 총회장 모르게 2인자 주도로 집단 입당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면서다. 지금까지 실질적으로 집단 입당을 총괄한 고모 전 총무가 이 총회장과 별개로 집단 입당을 벌였을 가능성은 없다는 의미다.
2022년 신천지 내부 간부들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전송된 메시지엔 “오늘 나한테 들은 12지파 모든 성도에게 이야기하라. 12지파장에게 이야기하면 12지파장은 지도교회 담임에게 이야기하고 담임은 모든 성도에게 얘기하라”며 “서울시장, 경기도지사 – 국(민의힘)”이라고 기재됐다. 신천지 내에서 전국 각 지역을 책임지는 지파장에게 지시할 수 있는 건 사실상 이 총회장뿐이라는 게 전직 간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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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입당 본격화…규모 점차 늘어
합수본은 A씨를 비롯한 신천지 전 간부들을 조사하면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이전에 이뤄진 집단 입당을 집중적으로 물었다고 한다. 이들은 이 총회장이 구치소에서 나온 이후인 2021년 5~7월쯤 핵심 간부들에게 “검찰총장 재직 시절 압수수색을 2번 막아준 윤석열 후보에게 은혜를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신천지 신도들 사이에선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가 신천지 총회를 폐쇄하는 등 대응 과정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컸다고 한다. A씨는 “신천지 신도라면 윤석열 당시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2022년까지만 해도 집단 입당은 각 지파의 간부와 충성도가 높은 신도를 중심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그러다 2023년부터 이른바 ‘필라테스 작전’이 시작되면서 집단 입당 규모가 커진다. 지역별로 입당 인원을 할당하고 이를 채우지 못하면 문책하는 등 평신도를 대상으로 한 집단 입당이 활발해졌다고 한다.
전날 참고인 조사를 받은 전 간부 B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내부에서도 경계심이 약해지고 과감해졌다”며 “장기적인 계획으로 국민의힘을 발판 삼아 영향력을 키우고 현안 청탁을 하려고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수본은 21일엔 이 총회장의 전 경호원을 참고인으로 조사하고 신천지 조직 구조와 구체적인 집단 입당 정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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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현안 청탁, 시민단체 회장이 전담"
향후 합수본 수사는 신도 집단 입당 이후 신천지와 국민의힘 간 구체적 유착 여부를 규명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신천지 내부적으론 고양시 종교시설 용도 변경, 과천 총회 교회 설립 등 현안이 있었던 만큼 정치권의 도움을 받아야 할 유인이 있었다는 게 합수본 판단이다.
A씨와 B씨 등은 정치권 접촉을 시민단체인 회장인 이모씨가 전담했다고 합수본 조사에서 진술했다. 신천지 전 간부들이 “이씨가 정치권과의 인맥을 과시했고, 이 총회장과 수시로 독대하면서 로비스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진술했다. 합수본은 고 전 총무가 이씨와 함께 국민의힘 전 중진의원을 만났다고 말하는 통화 녹음 파일 등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