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반도체 관세 압박과 관련해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미국에 공장을 짓지 않으면 수입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불안정한 국면에서는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예상치 못한 요소가 많기 때문에 일희일비하면 중심을 잡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의 ‘100% 관세’가 실현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는 대만과 대한민국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80~90% 될 텐데 (미국이) 100%로 관세를 올리면 아마 미국의 반도체 물가가 100% 오르는 결과가 오지 않을까 싶다”고 봤다. 이 대통령은 한·미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 한국이 대만에 비해 반도체 관세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명시한 사실을 언급하며 “대만이 잘 견뎌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만이 미국과 협상을 잘 해야 한국도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는다는 뜻이다.
▶북핵 문제=이 대통령은 “비핵화가 가장 이상적이긴 하지만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느냐”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건) 아주 엄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금도 연간 핵무기 10~20개를 만들 핵물질을 계속 생산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실용적으로 접근하자는 게 제 생각”이라며 “(북한이) 더 이상 핵물질을 생산하지 않고, 핵물질이 해외로 반출되지 않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이 더 이상 개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이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단 협상을 하고, 다음으로 핵 군축, 그리고 길게는 비핵화를 향해서 가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간 독특한 분이긴 한데, 그 점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된다”며 “북·미 대화의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 놓고, 대한민국은 대화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한·중 관계=이 대통령은 최근 중국 국빈방문에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이 참 유익했다”며 “군사·안보 분야의 협력도, 신뢰 제고도 가능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또 “(방중 과정은) 중국 인민들도 함께 본 장면인데 양국 간의 관계 개선에 큰 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시 주석에 대해선 “중국의 경제 발전, 사회 발전에서 큰 성과를 냈고, 뛰어난 지도자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보여지는 것보다는 매우 인간적이고 생각보다 농담도 잘했다”고 했다.
▶한·일 관계=이 대통령은 “독도, 위안부, 강제 징용 다 중요하다. 그걸 전면에 내세워서 (일본과) 싸우자고 가면 국내 여론 결집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며 “그게 궁극적으로는 국익에 더 도움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저는 더 이상 선거가 없는 사람”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상대(일본)가 용인할 만한 (일을) 조금씩 해결해 나가는 게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