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김병기 의원을 둘러싼 공천헌금 전달 의혹 수사가 측근 소환과 가족 관련 자료 확보로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21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이지희 동작구의회 부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이 부의장은 김 의원 부부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날 오후 1시 49분 서울 마포구 경찰청사에 출석한 이 부의장은 ‘김 의원 아내의 지시로 공천헌금을 요구했느냐’, ‘왜 헌금을 돌려줬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경찰은 이 부의장을 상대로 이른바 ‘탄원서’에 적시된 공천헌금 전달 과정에 실제로 개입했는지, 자금 요구·수수·반환 과정이 누구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탄원서에 따르면 전 동작구의원 전모 씨는 2020년 3월 이 부의장으로부터 “김 의원 사모님께 말했던 돈을 달라”는 전화를 받고 동작구청 주차장에서 현금 1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해당 금액은 김 의원이 배석한 시·구의원 정례회의 직후 김 의원 집무실에서 돌려받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전 동작구의원 김모 씨 역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이 부의장으로부터 현금을 요구받았고, 2020년 1월 총선을 앞두고 김 의원 자택을 방문해 김 의원의 아내에게 2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김 의원의 아내는 총선이 끝난 뒤 “딸에게 주라”며 현금 2000만 원과 과자가 담긴 쇼핑백을 돌려줬다는 주장이다.
해당 구의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탄원서 내용은 모두 사실”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반면, 김 의원은 음해성 주장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4일 김 의원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도 착수했다. 이 부의장은 김 의원과 같은 아파트, 같은 동의 다른 층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는 김 의원 차남의 숭실대 편입 의혹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김 의원 전 보좌진들의 진술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 부의장의 소개로 2021년 말 숭실대를 방문해 당시 총장에게 직접 편입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이 부의장과 보좌진이 숭실대로부터 기업체 재직을 조건으로 하는 계약학과 편입을 안내받았고, 김 의원이 아들을 한 중견기업에 채용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최근 김 의원 차남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이용한 여의도 소재 헬스장의 출입 기록 등 관련 자료를 임의 제출받았다. 차남이 계약학과 편입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입사한 기업에 실제로는 거의 출근하지 않았다는 ‘부실 근무’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경찰은 해당 중견기업 대표 역시 뇌물 및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로 전환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우선 공천헌금 의혹을 조사한 뒤 숭실대 편입 관련 업무방해 혐의도 본격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