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법 패키지’(일하는 사람의 권리 기본법+근로자 추정제)를 추진하는 가운데 노동계에서는 제재 강화를 포함한 추가 입법을 요구하고 있다. 입법 공청회에서도 ‘최저보수제’ 도입 등 후속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플랫폼 업계와 중소기업중앙회 등 사용자 측이 부담을 호소하는 가운데 노동계의 보완 입법 요구가 갈등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는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일하는 사람의 권리 기본법’ 관련 입법 공청회를 열었다. 정부가 노동절(5월 1일)까지 입법을 완료하겠다고 밝힌 만큼 법안 논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날 공청회는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전문가들만 참석해 진행됐다.
공청회에서는 현재 발의된 '일하는 사람의 권리 기본법'에 더해 추가 입법 조치가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나왔다.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법률의 실효성을 위해 연계 법안을 추진해야 한다”며 ▶사회보험 가입 확대 ▶적정 플랫폼 수수료 검토 ▶최저보수제 등을 노력 조항보다 당연 조항으로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모두 플랫폼 기업의 비용 부담을 단기간에 크게 늘릴 수 있는 조치들이다.
박은정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법학과 교수도 “기본법이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후속 입법이 필요하다”며 “산업안전보건법상 근로자 이외 노무제공자의 작업중지권 확보와 일하는 사람의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입법적 조치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한 발 더 나아가 ‘일법’이 아닌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박정훈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공청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처벌 조항이 없는 추상적인 권리만 나열한 ‘기본법’ 대신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모든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용주로부터 강한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는 ▶해고 제한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퇴직금 ▶주휴수당 ▶4대 보험 등 강한 보호를 받는다. 반면 플랫폼 노동자나 프리랜서처럼 상대적으로 자율적으로 일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보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일하는 사람의 권리 기본법’은 이런 ‘법 밖 노동자’에 대한 새로운 보호 장치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노동자의 특성과 관계없이 모두에게 근로기준법 수준의 보호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공청회에서 제기된 전문가 의견과 노동계의 요구가 반영될 경우 법안의 규제 강도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근로자추정제와 ‘일하는 모든 사람 관리 기본법’을 동시에 추진하는 현 상황만으로도 노동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데, 여기에 추가 규제까지 더한다는 것은 기업에게 너무나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