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의 중형을 선고한 이진관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32기)는 지난 5개월간의 공판 동안 ‘사이다 판사’라는 별명과 ‘유죄 심증을 드러낸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이 부장판사는 마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8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2003년 수원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고, 서울고법과 서울중앙지법, 인천지법 등에서 근무했다. 2016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2022년에는 사법연수원 교수를 맡는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 재판장으로는 지난해 2월에 보임했다. 보임 직후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재판장을 맡았고 대선 후 지난 6월 헌법상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이유로 재판을 무기한 연기했다. 함께 기소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재판이 형사33부에서 진행 중이다.
━
단호한 소송지휘로 주목…변호인 감치 명령도
지난해 8월 한 전 총리 사건의 재판장을 맡은 직후부터는 단호한 소송 지휘로 주목받았다. 이 부장판사는 증인으로 출석한 박상우 전 국토부 장관이 “국무위원도 비상계엄의 피해자”라고 말하자 “국민들 입장에서 장관이면 국정운영의 최고위 공직자다. 법적 책임을 떠나 그 발언이 적절하나”라고 질책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때는 “경제부총리와 원내대표까지 지내셨다. 더 당당한 입장을 말씀하실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이같은 발언에 대해서는 ‘사이다 진행’이라는 평가와 ‘피고인 방어권 위축’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법정 질서를 해치거나 선서 의무를 위반하는 등 행위에 대해서도 과태료 처분이나 감치 명령 등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증인으로 불출석하자 과태료 500만원을 각각 부과하고 구인영장 집행을 예고했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이 법정에서 “발언 기회를 달라”고 소란을 피우자 감치 15일을 명령했다. 증인선서를 거부한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에게는 과태료 50만원을 부과하기도 했다.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에 한 전 총리의 공소장 변경을 요구한 데 대해서 ‘유죄 심증을 드러낸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초 특검팀은 한 전 총리를 내란우두머리 방조 혐의로 기소했는데, 재판부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선택적 병합하는 형태로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라”고 특검 측에 요청했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먼저 혐의 변경을 요청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점에서 “유죄 선고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었다. 실제로 이날 선고에서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으로 추가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고, 특검팀이 기소한 내란우두머리 방조 혐의에 대해서는 “범죄로 성립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