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대전·충남 등의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시·도 통합 이후 교육감 및 교육청 체계를 두고 지역 교육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감 출마를 준비 중인 지역 교육계 인사 일부는 통합 교육감 체제에 반발하고 나섰고, 도시에서 근무하는 교원들 역시 근무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도서·벽지 발령을 걱정하는 모양새다.
20일 광주교육감 선거 출마가 유력한 김용태 전 노무현재단 시민학교장, 오경미 전 광주교육청 국장, 정성홍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광주지부장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기존처럼 복수 교육감을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전남이 통합되면 교육감·교육청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시·도지사, 교육감들의 합의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정성홍 전 지부장은 “고교 평준화 지역인 광주와 비평준화 지역이 섞인 전남의 교육 여건은 크게 다른데 성급하게 교육 통합을 추진한다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통합의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연착륙을 위한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앞서 지난 14일 강기정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이정선 광주교육감, 김대중 전남교육감은 ‘광주·전남 대통합을 위한 공동 합의문’을 발표했다. 통합 이후 특별시장·통합교육감 선출 원칙을 재확인하는 내용으로, 사실상 법 제정 등을 통해 6·3지방선거에서 통합 선거를 실시하겠다는 의미다.
대전·충남도 통합 후 교육 체계를 놓고 예비 주자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감 출마 의사를 김영진 대전대 교수,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 등 8명은 20일 “한시적으로 복수 교육감제를 적용해야 한다”며 이를 행정통합 특별법에 반영해달라고 정치권에 공식 요구했다.
이들은 “대전은 광역도시로 신도심 과밀학급 해소, 구·신도심 간 교육격차 완화가 주요 과제이지만, 충남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 소멸 위기 대응, 도서·벽지 교육격차 해소”라며 “상이한 교육적 처방이 필요한 두 지역을 단 한 명의 교육감이 통합적으로 책임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맹수석 충남대 명예교수·강재구 건양대 교수 등 일부 예비주자들은 “권역별 교육자치기구의 법적 보장, 지역 특성을 반영한 예산 편성의 독립성, 교육감 권한의 분산과 책임 있는 위임 구조를 만들려면 책임 주체가 분명한 교육행정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통합 교육감 체제에 찬성하고 있다.
현장 교사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광주·대전의 교원 사이에선 교육청 통합 시 현재 전남·대전교육청 관내 학교에서 근무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전교조 광주지부 측은 “특별법 초안에 행정통합 이전 임용된 공무원들의 경우 해당 지역에서 근무한다는 원칙이 담기긴 했지만, 보다 확실하게 교원 지위를 보장할 수 있는 문구가 들어갈 수 있도록 추가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행정통합에 따른 통합 교육청의 감사 기능과 예산권 등도 핵심 쟁점이다. 강은희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대구교육감)은 “행정통합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교육자치를 보장하는 내용이 반드시 명문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정통합 과정에서 실질적인 교육 통합이 가능하려면 현장 목소리를 수렴하고, 지역별 특수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용한 충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지역 통합은 수년 전부터 논의돼 온 의제인데, 교육행정 통합에 대한 논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지금부터라도 각 지역의 교육 발전을 위한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