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총선을 앞둔 일본 정치권의 감세 추진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세 위협 등으로 세계 국채 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두 나라의 국채 금리는 폭등(채권 가격은 급락)했다. 한국 국채금리도 상승하며, 기존 대출자들의 금리 부담이 커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일본 4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042%로 이틀 연속 4%대를 기록했다. 전날엔 장중 4.246%까지 뛰며 2007년 발행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장기금리 지표로 꼽히는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연 2.28%를 기록했다. 전날엔 연 2.38%로 2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채권시장에서 매도세가 거세졌기 때문이다. 다음 달 8일 조기 총선 앞두고 일본 정치권은 소비세 감세 공약을 내세웠는데, 재정 악화 우려가 커졌다. 재정을 메우기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국채를 추가로 발행해야 하는데, 이는 채권값 하락 요인이다. 여기에 일본은행(BOJ)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진 점도 금리 상승을 부추겼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5조엔(약 46조 5185억원) 규모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며 “하지만 여야 모두 이를 메울 방법은 내놓지 않았다”고 전했다.
미국 채권시장도 유탄을 맞았다. 이날 미국 30년물 금리는 5%에 육박하는 연 4.899%에 거래됐다. 전날엔 4.921%까지 튀었다. 10년물 금리도 전날 4.295%에 이어 4.27%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일본 국채 금리가 0.1%포인트 오를 때마다 미국·영국·독일 금리도 0 0.02~0.03%포인트씩 동반 상승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합병을 주장하자 미국이 유럽과 새로운 무역 전쟁 국면에 들어서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거란 우려도 커졌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관세 대상 8개국은 약 1조7440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전날 일부 덴마크 연기금이 미 국채를 매도한단 소식에 미 국채값은 크게 흔들렸다.
한국 채권 시장도 금리 상승 압박이 커졌다.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데다, 국내 채권시장은 미·일 시장에 동조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10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날 연 3.653%에 이어 이날도 3.602%를 기록하며 2024년 5월 이후 처음으로 3.6%대를 유지했다. 30년물 금리도 전날 0.108%포인트 올라 연 3.494%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3.472%로 마감했다.
씨티 글로벌 마켓의 아시아 트레이딩 전략 헤드인 모하메드 아파바이는 “2024년 7월 이후 한국 국채를 보유한 외국인은 10% 넘는 누적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어 손절매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채금리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이미 6% 중반대를 넘보고 있다. 향후 순차적으로 대출금리에 반영되면서 실수요자의 금리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