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 발레단 수석 무용수 임선우(26)가 16년 만에 빌리로 돌아왔다. 2010년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한국 초연에서 어린 빌리를 맡았던 임선우는 이번에 성인 빌리 역을 맡는다.
‘빌리 엘리어트’는 198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가난한 탄광촌 소년 빌리가 발레를 접하며 꿈을 펼치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어린 빌리 역을 맡아 꿈을 키운 임선우는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단 소속 스타 발레리노가 됐다. “예술이 현실이 됐다”(톰 호지슨 해외협력 안무)는 말 그대로다. 이 작품의 프로듀서인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기적’이라고 했다. 그는 “‘빌리 엘리어트’는 단순한 제작을 넘어 한국 뮤지컬의 기초 체력을 다지고 인재를 길러내는 증거가 되는 작품”이라며 “임선우의 성인 빌리로의 귀환은 빌리의 성장이 현실에서도 증명된 기적 같은 순간”이라고 말했다.
21일 서울 신당동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빌리 엘리어트’ 기자 간담회에서 임선우는 “16년 전 ‘나중에 발레리노가 된다면 꼭 성인 빌리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재작년 신현지(협력안무) 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다시 없을 기회일지 모른다고 생각해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이 작품은 2000년 개봉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2005년 영국에서 초연했다. 한국에는 2010년 첫선을 보였고 2017년과 2021년 재연, 삼연을 했다,
올해 5년 만에 돌아오는 이 작품에서 어린 빌리를 연기했던 임선우는 성인 빌리로, 당시 성인 빌리였던 신현지는 국내협력 안무팀으로 호흡을 맞춘다.
임선우는 ‘빌리’의 경험이 기술적인 면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큰 자산이 됐다고 했다. 그는 “빌리를 하면서 배웠던 연기와 노래는 현재 무용수로 활동하면서 기술적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며 “특히 발레단 입단 후 다리 부상으로 3년간 발레를 하지 못한 적이 있다. 그때 빌리를 떠올리며 어려운 시간을 극복했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빌리를 한다고 했을 때 발레단 관계자들도 좋아했다”며 “체력적으로는 다소 힘들 수 있지만, 발레단 활동도 예정대로 소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 작품은 장기 오디션 과정으로도 유명하다. 아역 배우들에게 직접 춤과 연기, 노래를 지도한 뒤 어린 빌리 역을 맡을 최종 배우를 낙점한다. 1년 6개월간의 험난한 과정을 거쳐 김승주(13), 박지후(12), 김우진(11), 조윤우(10) 가 빌리 역에 캐스팅됐다.
이들은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거짓말인 줄 알았다 꿈을 꾸는 것 같았다”고 입을 모았다. 어린 빌리들 중 맏형 김승주는 “이 작품에서 빌리는 춤출 때 느낌을 묻는 질문을 받고 '말로 설명할 수 없고 짜릿하고 불꽃 튀는 기분’이라고 한다”며 “저도 역시 비슷하다. 무언가 짜릿한 느낌”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어린 빌리들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본 임선우는 “힘든 순간이 오겠지만, 빌리를 맡았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낄 만하다”며 “힘든 순간이 있겠지만 ‘나는 빌리다’라고 생각하고 이겨내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오는 4월 12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개막해 7월 26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