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60조원에 달하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전에서 캐나다가 요청한 ‘절충 교역’(반대급부를 받는 교역 방식)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이끄는 ‘방산 특사단’이 산업계에 지원사격을 요청한 가운데, 기업들은 협력안을 고심하고 있다.
21일 정부·산업계에 따르면 방산 특사단의 참여 요청을 받은 기업은 현대차그룹·HD현대·대한항공 등이다. CPSP는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건조하는 프로젝트다. 건조비용과 유지·보수·운영(MRO) 비용까지 최대 60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원팀 컨소시엄의 경쟁 상대는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다. 캐나다 측은 오는 3월 최종 제안을 마감하고 상반기 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은 최근 캐나다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 해군 장교 출신인 글렌 코플랜드 사장을 영입하며 수주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원팀’으로 뛰고 있는 HD현대는 캐나다 조선소 생산 혁신, 친환경 에너지, 자율운항 기술 등에 대한 협력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방산 특사단에는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함정·중형선사업대표가 동행할 예정이다.
문제는 절충 교역이다. 캐나다 정부가 산업·경제적 혜택을 평가 대상으로 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에는 현대차 현지 공장 설립을, 독일에는 폭스바겐 추가 시설 건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협력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난감한 모양새다. 이미 1989년 캐나다 부르몽에 연간 10만대 규모의 생산 공장을 세웠지만 4년 만에 철수한 경험이 있어서다. 캐나다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지난해 26만대 판매)의 점유율은 13.7%에 불과하다. 게다가 인접 국가인 미국에 공장을 세우고 대규모 투자를 한 상황이라, 추가 투자 여력도 제한적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캐나다 내 수요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추가 공장 설립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와 군용기 부문에서 협력하는 대한항공도 방산 특사단 참여를 요청받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민간 기업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선 정부의 파격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윤지원 상명대 국가안보학과 교수는 “패키지 형태의 수출이 글로벌 방산 시장의 추세인데, 기업이 움직일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파격적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