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결과는 0-1이었지만, 내용은 더 무거웠다. 한 골 차 패배라는 외형과 달리, 한국 축구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일본 U-23 축구대표팀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6년 만의 우승 도전을 멈췄고, 오는 24일 중국에게 패배한 베트남 U-23 축구대표팀과 3·4위전을 치르게 됐다.
점수만 보면 아쉬운 접전이지만 경기 내용은 달랐다. 전술적 완성도, 순간적인 대응, 그리고 기본적인 디테일까지 일본이 한 수 위였다. 공격은 자주 끊겼고, 약속된 패턴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압박은 느슨했고, 수비 라인은 간격 조절에 실패하며 침투 패스를 허용했다. 일본이 템포와 압박을 앞세운 현대 축구를 구현했다면, 한국은 여전히 과거의 방식에 머문 인상이 강했다.
더 충격적인 지점은 연령이다. 한국의 평균 나이는 21.1세, 일본은 19.4세로 이번 대회 참가국 중 최연소였다. 사실상 두 살 어린 팀이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 한국을 몰아붙였다. 격차는 스코어가 아닌 과정에서 분명히 드러났다.
이 장면은 조별리그 최종전 우즈베키스탄전 패배 이후 이영표 해설위원의 쓴소리를 다시 떠올리게 했다. 당시 그는 “23세 이하 대표팀 경기력은 몇 년 뒤 A대표팀의 미래”라며 “이런 경기력이 이어진다고 상상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이번 일본전은 그 우려가 과장이 아니었음을 증명한 셈이다. 수치도 냉정했다. 전반 슈팅 수는 일본 10개, 한국 1개. 주도권은 일방적으로 기울었다. 전반 36분 코너킥 상황에서 허용한 고이즈미 가이토의 선제골 역시 문전 집중력 부족이 빚은 장면이었다.
골키퍼의 선방 이후에도 세컨드 볼 대응은 늦었다.
후반 들어 교체 카드로 변화를 시도했지만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일본의 조직적인 수비를 흔들 세밀함이 부족했고, 공격은 단발성에 그쳤다.
결국 남은 것은 ‘미래에 대한 불안’이었다. 손흥민 이후를 대비해야 할 세대에서 답을 찾지 못한 하루였다.
단순히 지원을 떠나서 감독의 플랜 부재와 선수의 의지 능력 부족이 동시에 나타났다는 것이 더욱 큰 타격 포인트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민성 감독은 "전반전에는 우리 선수들이 상당히 위축된 경기를 해서 힘들었다"라면서 "그래도 후반에는 잘 싸웠는데 득점을 못해 아쉬웠다.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는데 선수들이 이번 대회를 계기로 성장을 했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후반전 몰아치고 골을 넣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이민성 감독은 "상대 골키퍼가 잘 막았기보다는 우리가 잘하지 못했다. 전반에 더 압박을 하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했어야 한다. 후반에 그런 부분을 바꾸면서 대응했는데 축구는 득점을 해야 한다. 득점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분석했다.
전후반 차이에 대해 이민성 감독은 또 "전반에는 수비적으로 방어하는 위치에서 진행이 됐다. 후반에는 그 부분을 바꿔서 적극적으로 전방 압박을 시도한 게 주요했다"라면서 "하지만 득점을 못하고, 실점을 한 부분은 다 고쳐야 한다. 밸런스를 맞추는데 집중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미 자존심은 상처를 입었다. 이제 남은 3·4위전은 결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패배를 통해 무엇을 바꿀지, 한국 축구는 그 질문 앞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