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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징역 23년, 법정구속

중앙일보

2026.01.21 08:19 2026.01.2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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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사건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뉴스1]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가담한 혐의로 징역 2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 구형(15년)보다 8년을 더한 형량이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 선포 행위를 내란죄로 규정하고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심의라는 형식상 외관을 꾸미는 등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인정했다. 내란 혐의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 이진관)는 “12·3 내란은 윤 전 대통령과 추종 세력에 의한 친위 쿠데타”라며 “많은 경우 성공해 독재자가 됐고, 기본권 침해 등 회복하기 어려운 혼란에 빠진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위로부터의 내란이란 점에서 위험성 정도가 아래로부터의 내란과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는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의 헌법 수호 의무를 외면하고 내란에 가담하기로 선택했다”며 “최후진술에 이르러서야 반성한다고 진술하지만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특검팀은 최초 한 전 총리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면서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를 적용했지만 이후 재판부 요청으로 공소장을 변경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추가했다. 이날 재판부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판결을 내렸다. 내란죄는 집합범으로 내란 우두머리, 지휘자, 중요임무 종사 등 각 죄의 정범만 될 뿐 방조 혐의가 별도로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박경민 기자
이날 판결은 다음 달 19일 선고를 앞둔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 지귀연)의 윤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조계에선 “한 전 총리에게 사실상 종신형이 선고됨에 따라 윤 전 대통령도 최고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형사33부는 한 전 총리의 건의로 윤 전 대통령이 소집한 국무회의가 실체적 심의를 위한 것이 아닌 계엄 선포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절차적 요건을 갖추려 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법정에 선 한 전 총리는 선고 전후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무죄 부분을 신문이나 관보에 게재하길 원하나”라는 이 부장판사의 질문에 “특별히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을 뿐이다.



법원 “한덕수, 총리 의무 이행했다면 내란 방지할 수 있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왼쪽 둘째)가 2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한덕수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판단하면서 재판부는 먼저 전제가 되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내란죄 구성 요건인 ‘국가 헌법 질서를 무력으로 마비시키려는 목적’(국헌문란)이 있었고, 이 목적을 실행하기 위한 ‘실질적인 폭력 행사’(폭동)를 충족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을 알았음에도 윤 전 대통령 범행에 가담했다고 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 당일 오후 8시45분쯤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을 선포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고 대국민 담화문과 포고령을 받았다는 기소 내용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 뒤 포고령을 발령해 국회 활동을 금지하는 등의 상황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며 “국헌문란 목적과 고의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심의를 제안하면서 절차적 요건을 갖추도록 도와 중요임무에 종사했다고 판단했다. 한 전 총리가 최소한의 국무회의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한 점, 계엄 해제 뒤 국무위원들에게 재차 부서하도록 설득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한 전 총리가 계엄에 반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말리려 했다는 주장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는 명확히 비상계엄 선포에 반대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만류하고자 했다면 모든 국무위원이 참석할 수 있도록 원격 영상회의 방식으로 개의할 것을 제안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이행을 논의한 점도 중하게 봤다. 재판부는 “헌법이 절대 금지하는 언론·출판 검열에 해당하고 한 전 총리도 이를 알았을 것”이라며 “(국무총리로서) 의무를 이행했더라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등 내란 행위 결과를 쉽게 방지할 수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계엄 선포 사흘 뒤 만들어진 계엄 선포 문건에 부서하고 폐기하도록 요청한 혐의와 윤 전 대통령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와 ‘계엄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12·3 비상계엄’을 ‘12·3 내란’ ‘친위 쿠데타’로 명명하면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재판부는 “친위 쿠데타는 많은 경우 성공해 독재자가 되고 국가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며 “독재자 권력이 약해지면 내전이나 정치투쟁으로 회복이 어려운 혼란에 빠지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가 민주주의, 법치주의를 뿌리째 흔든다는 점에서 위헌성 정도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을 정함에 있어 짧은 시간 (계엄이) 진행됐다는 점은 깊이 고려할 수 없다”고 했다.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없고, 몇 시간 만에 종료된 것은 무장 군인에게 맨몸으로 맞선 국민의 용기, 비상계엄을 종료한 일부 정치인, 위법 지시에 저항하거나 소극적으로 한 군인, 경찰에 따른 것이지 내란 가담자 덕분이 아니다”고 하면서다.





김보름.최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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