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사진) 대통령이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저는 보완수사를 안 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여권 내 보완수사권 논란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권한의) 남용 가능성을 없애고 아주 예외적인 경우 안전한 길을 만든 다음에, 그런 것(보완수사권) 정도는 주는 게 국가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에 권력을 빼앗는 건 개혁의 목표가 아니라, 수단과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진짜 최종 목표는 국민의 권리 구제”라며 “억울한 범죄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 있게 가해자 처벌을 제대로 하고, 억울한 피의자가 없는 죄를 뒤집어쓰거나 지은 죄 이상으로 가혹하게 대가를 치르지 않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발언은 최근 여권에서 ‘검찰개혁’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회 일부 위원이 지난 14일 정부안 입법예고에 반발해 사퇴한 뒤로, 당내 강경파는 “검찰 보완수사권은 꿈도 꾸지 마라”(19일 추미애), “보완수사권을 남겨 놓으면 검찰개혁 자체가 흔들린다”(20일 김용민)며 연일 정부와 각을 세웠다.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권은) 이번엔 의제가 아니다. 미정 상태”라고 전제를 달았으나, 무게 중심은 ‘예외적 보완수사권 존치’ 쪽에 쏠렸다. 이 대통령은 “2000명이 넘는 검사 중에 나쁜 짓을 한 검사가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10% 되더라도, 나머지 1800명 혹은 절반 이상은 국민 인권을 보호하면서 나쁜 놈을 처벌하는 사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소청 책임자 명칭을 ‘공소청장’으로 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헌법에 검찰총장이라고 쓰여 있는데, 그걸 헌법에 어긋나게 없애버리면 되겠느냐”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제가 어찌 보면 검찰에 가장 많이 당했다고 생각한다”며 “결론적으로 법원이 무죄 선고하고 (구속영장을) 기각해서 살아났다. 그게 법원의 집단 지성과 시스템”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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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교 유착 의혹엔 “반란 행위와 똑같다, 반드시 뿌리 뽑아야”
그러면서 “구성원 모두가 그러는 게 아니라 문제점을 제거하면 된다”며 “검찰도, 경찰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여당을 향해선 “10월까지는 여유가 있으니 너무 급하게 서둘러서 체하지 말고, 충분히 의논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해 이 대통령은 “어떻게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본인 이야기를 들어볼 기회를 갖고, 청문회를 본 국민의 판단을 들어보고 결정하고 싶었다”며 “그 기회마저 봉쇄돼 아쉽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선 “문제 있어 보이긴 한다”면서 “그러나 본인의 해명도 들어봐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다만 야당에 대해선 “자기들끼리만 알던 정보로 마치 (영화) ‘대부’에서 배신자를 처단하듯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은 당선될 때까지는 한쪽 진영 대표지만, 당선 순간부터 전체를 대표해야 된다는 게 확고한 생각”이라며 “특히 경제 분야는 보수적 가치가 중요한 측면이 있어 조금이라도 나눠서 함께하자고 시도해 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극렬하게 저항에 부닥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통일교·신천지에 대한 ‘정교유착’ 의혹에 대해선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게 얼마나 나쁜 짓, 위험한 짓인지 잘 모르고 권리인 줄 안다”며 “나라를 지키라고 총을 줬더니 마음대로 쏘겠다며 국민에게 총구를 겨냥하는 반란 행위와 똑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종교적 신념과 정치적 선호가 결합하면 양보가 없게 된다. 나라가 망한다”며 “이번 기회에 법률도 보완해서 정치에 개입하는 것은 제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견 도중 한 기자가 “친구들이 대통령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을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고 한다”며 6·3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묻자, 이 대통령은 “저는 제 아내를 사랑한다”는 농담으로 답변을 대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