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서울권 32개 의대에 학교 인접 지역 고교 졸업 등을 입학 자격으로 둔 지역의사제 전형이 도입키로 하자 지역에 따라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학생·학부모 사이에선 '역차별'이란 불만이 나오는 반면, 지역의사제 전형이 가능한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의대 진학의 길이 넓어졌다"고 반색하는 분위기다.
21일 입시업계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서울 지역 학부모 사이에선 "의대 진학이 한층 어려워졌다", "역차별"이란 반발이 나오는 반면, 경기 남양주 등에선 '의대 학군지'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전날 보건복지부는 지역의사양성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을 제외한 9개 권역, 32개 지역 의대에서 2027학년도부터 지역의사제 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 전형에 지원하려면 해당 의대가 있는 권역의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하고, 비수도권에 소재한 중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수도권인 경기·인천은 중학교부터 해당 지역 의대 소재지의 학교에 입학·졸업해야 지원할 수 있다.
자녀의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둔 서울 지역 학부모들은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서초구 학부모가 모이는 온라인 카페에서는 “농어촌특별전형과 지역인재전형, 지역의사제까지 모두 누릴 수 있는 지역에 비해 서울은 의대 진학에 불리하다”는 글이 올랐다. 이미 상당수 비수도권 의대에 '지역인재 전형'이 있는데도 신설되는 지역의사제 전형에 서울 학생들이 지원 못 하는 건 지나친 역차별이란 주장이다.
고1·중3 두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47)씨는 "지역의사제 도입을 반대하진 않지만, 왜 사실상 출신지역으로 자격 요건을 제한했는지 의문이다. 해당 지역에서 10년 이상 근무할 생각이 있다면 서울 학생도 지원 가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반면 지역의사제 전형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은 반색했다. 전날 입법예고에 따르면 경기도 의정부·남양주·이천·포천은 이 지역 중·고를 졸업하면 경기·인천 소재 의대의 지역의사제에 지원할 수 있다.
이날 남양주에 거주하는 학부모들이 모이는 맘카페에서는 “지역 내 중·고교를 나오면 가천대·성균관대·인하대·포천의과학대 지역의사제에 지원할 수 있게 법안이 마련됐다”며 “이 지역 학생들에게 큰 혜택”, “의대 진학을 염두에 둔 학생, 학부모가 지역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반응이 올라왔다. 입시전문가 사이에선 의대 진학의 길이 넓고, 향후 광역급행철도(GTX)가 개통되면 30분 내에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 갈 수 있는 남양주가 신흥 학군지가 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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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정부에서 의대 정원 증원 당시 주목 받았던 충북·세종에 다시 의대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몰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소장은 “충북·세종권은 충북대·충남대·건양대 등 의대가 많아 지난 정부 때 수도권 학생들의 관심이 높았다”며 “최근에는 지역균형전형 선발도 경쟁률이 높아져서 내신 성적을 받기 어려운 수도권보다 진학에 유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농어촌특별전형과 지역균형전형, 지역의사제에 응시가 모두 가능하면서도 병원이 많지 않은 지역에 관심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