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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연금 공백' 메울 묘수 냈다…신청자 폭주한 경남 실험

중앙일보

2026.01.21 12:00 2026.01.21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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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연금 수령 전까지 소득이 끊기는 이른바 ‘소득 또는 연금 크레바스(crevasse·공백)’를 메우려는 경남도 실험이 관심이다. 올해부터 시행한 ‘경남도민연금’의 가입 신청자 수가 모집 시작 사흘 만인 21일 올해 목표치인 1만명을 꽉 채우면서다.

경남도민연금은 65세부터 국민연금을 받게 될 만 40~54세(1971~1985년생) 경남 도민이 정년퇴직 연령인 60세에도 수령할 수 있는 개인형퇴직연금(IRP)이다. 기존 IRP 상품을 활용, 도민 가입자가 낸 본인 적립금에 지자체 지원금까지 더해 돌려받는 게 핵심이다.

지난 19일 첫 모집 신청을 한 지 사흘 만인 21일 경남도민연금 모집이 조기 마감됐다. 사진 경남도민연금 홈페이지 캡처


1만명 몰려 ‘온라인 접속 폭주’

경남도에 따르면 21일 낮 12시 21분쯤 경남도민연금 누적 가입 신청자가 1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처음 모집한 지 사흘 만이다. 당초 경남도는 1차 모집에 연 소득 3896만원 이하인 도민을 선착순으로 우선 뽑고, 다음 달 22일까지 2차(5455만원 이하)·3차(7793만원 이하)·4차(9352만원 이하)에 걸쳐 가입 신청을 받으려 했지만, 1차에서 조기 마감된 것이다. 모집 첫날엔 온라인 가입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려 인터넷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고 전산 처리가 지체되는 일도 발생했다.

경남도는 1차 신청자를 대상으로 가입 자격이 되는지 심사해 부적격자 등 가입 제한 인원만큼 3월 초에 가입자를 추가 모집할 것이라고 했다. 도는 올해부터 매년 1만명씩, 10년간 누적 가입자 10만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김해에 사는 정모(40대)씨는 “와이프가 가입 시작 전날부터 독촉해 가입하려 했는데 실패했다”며 “정년 연장도 불투명하고 자산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연금 공백기가 굉장히 불안하다. 모집 인원을 더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금 존재 이유는 노후소득 보장. 일러스트=김지윤


8만원 내면 2만원 지원…60세엔 月 21만원 수령 가능

경남도는 2년 전부터 40·50대 ‘허리 세대’의 퇴직 후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지원하기 위한 농협·경남은행과 손잡고 경남도민연금을 준비, 올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시행했다. 경남도민연금은 가입자가 IRP계좌에 8만원을 내면 경남도와 시·군이 1만원씩 총 2만원을 보태는 방식이다. 연간 96만원(매달 8만원) 을 납입하면 연간 최대 24만원(매달 2만원)씩 최대 10년간 지원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50세에 가입해 10년 납입한 도민은 60세 퇴직 후 국민연금이 나오기 전까지 5년간 본인 납입액(960만원)과 지자체 지원금(240만원)에 이자(연 복리 2% 기준)를 합해 매달 21만7000원을 수령할 수 있다. 경남의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세액공제(13.2~16.5%, 연 900만원 한도) 등 기존 IRP 상품과 혜택은 모두 동일한데, 지자체가 웃돈까지 얹어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권희경 국립창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등 노후 대비를 위한 공적 장치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 공백을 메울 지방정부의 정책에 도민이 호응해 신청이 쇄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번에 신청한 연 소득 3896만원 이하인 분들의 경우 더더욱 노후 대비가 충분히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으니 지방정부가 개인 부담금의 4분의 1을 지원하는 도민연금은 충분히 매력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대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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