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송민규의 FC서울 이적은 K리그 판도를 흔들 수 있는 ‘빅딜’이었다. 하지만 정작 축구 이야기는 금세 밀려났다. 일부 팬들이 분노를 제어하지 못한 채 선수 본인이 아닌 ‘가족’에게까지 칼끝을 겨누는 최악의 장면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적 하나로 끝나야 할 논쟁이 도를 넘었고 결국 아내 곽민선 씨가 살해 협박과 인신공격성 욕설을 공개하며 사태의 심각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FC서울은 21일 공식 채널을 통해 “국가대표 공격수 송민규 영입”을 발표했다. 송민규는 곧바로 “기쁘다”는 소감과 함께 “이번 시즌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기동 감독과의 재회 역시 이적 배경에서 중요한 포인트로 언급됐다. 단순한 유니폼 변경이 아니라 자신을 성장시킨 지도자와 다시 손을 잡고 커리어를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선택이었다.
송민규는 K리그 안에서 ‘검증’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자원이다. 포항에서 프로로 데뷔해 팀의 핵심 윙어로 자리 잡았고, 전북으로 옮긴 뒤에는 더 높은 무대에서 전력을 증명했다. 국가대표 경험은 물론,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같은 굵직한 국제무대까지 거쳤다. 지난 시즌에는 팀의 성과에도 기여했다. 전북과 서울의 라이벌 구도, 그리고 서울이 2선 공격진을 보강해야 하는 현실까지 겹치며 이번 이적은 그 자체로 큰 화제를 모았다.
문제는 이적이 확정된 뒤 터졌다. 일부 팬들의 감정이 송민규를 넘어 곽민선 씨에게 몰아친 것이다. 곽민선 씨는 SNS를 통해 자신에게 도착한 악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은 단순한 비난 수준이 아니었다. “와이프인 죄로 뒤통수 조심해라”는 문장부터, 노골적인 욕설과 살해 협박까지 포함돼 있었다. 축구 이적을 이유로 ‘가족을 향한 범죄성 위협’이 등장한 순간, 이 사안은 더 이상 팬덤 논쟁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심각한 범죄 문제로 바뀌었다.
곽민선 씨는 “정작 내막은 알려진 것이 없고, 그간 언론에 답한 적도 없다. 하나같이 거짓 소문과 추측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남편은 본인이 짊어지고 간다고 괜찮다고 했지만 나는 전혀 괜찮지 않다”고 말했다. 이 한마디가 이번 사태의 핵심을 압축한다. 선수는 경기장 안에서 책임을 지면 된다. 그러나 가족은 그 어떤 책임도 없고 공격받아야 할 이유도 없다. 그럼에도 현실은 정반대로 흘렀다.
전북과 서울이라는 라이벌 구도는 늘 뜨거웠다. 하지만 그 열기가 ‘루머’와 ‘추측’을 타고 폭발하면서 파국이 됐다. 이적 과정에서 곽민선 씨가 영향을 미쳤다는 근거 없는 소문이 퍼졌고 일부 팬들은 이를 사실처럼 단정한 채 공격을 정당화했다. 결국 엇나간 팬심은 선수의 선택을 넘어 가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지금 필요한 건 명확하다. 선수 이적은 축구의 일부다. 마음에 들지 않을 수는 있다. 하지만 비난이 ‘살해 협박’과 ‘가족 테러’로 변질되는 순간, 그것은 팬심이 아니라 범죄다. 송민규의 이적이 논쟁의 대상이 될 수는 있어도, 곽민선 씨가 공격당해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이번 사건은 K리그 팬문화가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 보여준 최악의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