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가 북한산 식품 반입 절차를 완화하는 고시 제정을 논의하면서 남북 간 교역 재개에 대비한 제도 정비에 착수했다. 남북관계 단절 속에서도 민간의 교류와 협력을 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22일 오전 정동영 장관 주재로 제340차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교추협)를 열어 '북한산 식품의 반입 검사 절차 등에 관한 고시' 제정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협의회에선 7건의 남북 교류협력 관련 사업에 대해 남북협력기금 약 171억원을 지원하는 안건도 심의·의결했다.
교추협은 남북 간 교류협력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총괄기구다. 통일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재정경제부, 외교부, 법무부 등 유관부처 차관급이 참여한다. 교추협이 대면회의로 열린 건 2022년 2월 이후 4년 만이다.
정동영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적대와 대결의 장막을 걷어내고 대륙으로 가는 모든 도로와 철도를 다시 열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이재명 정부의 준비는 모두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를 만드는 가장 확실한 길, 가장 필요한 일은 남북한 교류"라며 "서울 베이징 간 대륙 고속철도 연결, 국제원산갈마평화관광, 신평화교역 시스템 같은 호혜적·다자적·획기적 협력 구상을 통해 남북교류협력 재개의 길을 반드시 찾아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의 안건 가운데 '북한산 식품의 반입 검사 절차 등에 관한 고시' 제정안은 차기 협의회에서 의결하기로 했다. 이번 협의회에서 고시에 규정된 '실무협의회'에 중소벤처기업부도 참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통일부는 이를 반영해 차기 교추협에서 제정안을 최종 의결하기로 했다.
북한산 식품 반입 관련 고시는 북한산 식품의 국내 반입절차를 간소화하면서도 식품 검사 기준은 더 강화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남북관계 단절로 북한 당국이나 기업이 발급한 서류를 확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을 반영해 별도의 절차를 마련한 것이란 게 통일부의 설명이다.
이번 교추협에서는 총 7건의 남북 교류·협력 관련 사업에 약 171억 원 규모의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는 안건도 의결됐다. 구체적으로 고령 이산가족의 인도적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이산가족 유전자검사사업'에 6억 1200만원이 투입된다. 대표적인 남북 협력사업인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에 26억700만원, '개성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 관련 사업'에 8억4500만원을 지원한다.
이밖에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위탁사업 47억5000만원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운영경비 8억4700만원 ▶판문점 견학 통합 관리 운영 사업 22억900만원 ▶한반도통일미래센터 운영경비 51억9200만원이 의결됐다.
통일부는 "이번 대면개최로 남북 교류협력에 관한 정부 간 협의 및 민·관 협력 기구의 역할을 정상화했다"며 "앞으로도 남북교류협력추진협의회를 통해 정부 기관 간, 민·관 간 소통과 협업을 활발히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