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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연체 다 갚은 293만명 '신용사면'…곧바로 대출도 가능

중앙일보

2026.01.21 23:10 2026.01.2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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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이후 소액을 연체했지만 지난해 말까지 빚을 다 갚은 약 293만명에 대해 신용회복 지원 정책을 시행했다. 연합뉴스

과거 소액을 연체한 적 있지만 이를 모두 갚은 개인과 개인사업자 약 293만 명이 ‘신용 사면’을 받았다. 성실한 상환자에게 연체 기록을 삭제해주고 경제 활동에 복귀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이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신용 평균 점수가 상향 평준화돼 변별력이 떨어지고, 도덕적 해이 문제가 우려된다는 과제가 남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 사이 5000만원 이하 금액을 연체한 이들 중 지난해 말까지 빚을 다 갚은 이들에게 신용회복 지원 조치를 시행했다고 22일 밝혔다. 보통 밀린 빚을 다 갚더라도 최장 5년간 금융거래 제한 등 불이익이 생기지만, 이번 지원 대상자는 곧바로 정상적인 경제 활동에 복귀할 수 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이번 조치로 개인 약 257만2000명(나이스평가정보 기준), 개인사업자 35만6000명(한국평가데이터 기준) 등 총 292만8000명의 신용 점수가 올랐다. 개인의 경우 평균 29점, 개인 사업자는 45점씩 상승했다. 개인에선 20대 이하(약 31만7000명)에서 신용점수가 평균 37점 올라 연령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어 30대(약 53만1000명)에서 30점, 60대 이상(약 57만800명)에서 29점이 올랐고 40·50대(약 114만6000명)에선 각각 26점씩 상승했다. 개인 사업자에선 숙박·음식점업이나 도·소매업과 같은 민생 밀접 업종에서 효과가 두드러졌다.

신용이 회복되며 이번에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받은 인원은 3만8000명, 은행에서 신규 대출을 받은 경우도 11만6000명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대출 한도가 늘고, 금리도 낮아지는 효과도 나타났다. 금융위는 “과거 신용회복 지원 과정에서 혜택을 받지 못한 개인 41만3000명과 개인사업자 5만명까지 포함하면서 오랫동안 누적된 금융 부담을 완화하고 재기 기반을 마련했다”며 “지난해 8월 신용회복 지원 방침을 발표한 뒤 약 35만1000명이 연체 채무를 상환하는 등 채무 변제 독려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자 평균 신용점수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은행연합회, KCB]

하지만 신용회복 제도엔 명암이 있다. 신용 점수가 전반적으로 상향 평준화하면서 대출 등을 실행할 때 변별력이 떨어지는 ‘신용 인플레이션’ 문제가 대표적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2019~2024년 개인 신용평가 대상자 중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900∼1000점대인 고신용자가 전체의 42.7%(약 2247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말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가계대출을 받은 이들의 평균 신용점수가 943.26점인 점을 고려하면, 고신용자 중에서도 일부만 시중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최근 금융위는 신용평가 체계를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고, 대안 신용평가 체계를 개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체를 부추긴다는 도덕적 해이 문제도 있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신용점수 400점 미만 차주 중 연체한 인원은 88만4401명으로, 1년 사이에 5만4320명(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고신용자의 채무 불이행 비율은 낮아졌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아등바등 빚 갚느니 버티다가 성실 상환자가 되는 게 낫다는 인식이 퍼질 수 있다”며 “저신용자의 신용카드 발급, 은행권 대출은 연체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 업계에서도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김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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