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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유럽 뛸 때, 코스피 날았다…올해도 ‘나홀로 질주’ 이어질까

중앙일보

2026.01.22 00:26 2026.01.22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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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코스피가 장중 5000포인트를 넘으며 개장하자 직원들이 환호하고 있다. 뉴스1
글로벌 주요 증시가 뛸 때, 코스피는 날았다. 2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최근 1년간 코스피는 2547.06포인트에서 4952.53포인트로 94.4% 상승했다. 상법 개정 등 증시 활성화 정책이 뒤에서 밀고 반도체 랠리가 앞에서 끈 결과다.

비슷한 기간(2025년 1월 21일~2026년 1월 21일) 미국 증시(S&P500 지수 기준)는 14%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인공지능(AI) 테마를 중심으로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간 가운데, 계속된 랠리에 따른 부담과 실적을 중심으로 한 AI 기업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증시(유로스톡스 50 지수 기준) 상승률 역시 약 14%로 코스피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냈다. 경기 방어주와 에너지주 중심으로 안정적 흐름을 보였지만, 경기 둔화 우려와 성장 산업에서의 소외, 그린란드 등을 둘러싼 지정학적 우려 등이 발목을 잡았다.

상대적으로 동아시아 국가들의 주가가 선전했다. 중국 증시(MSCI China 지수 기준)는 현지 정부의 강력한 증시·산업 부양책에 따라 36% 정도 올랐다. 10여 년 전부터 증시 활성화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중국 대체 자금이 유입된 일본 증시(닛케이225 지수 기준)도 약 35% 올랐다. 아울러 20여년간 증시 활성화 정책을 펴고 반도체 산업 활황의 덕을 본 대만 증시(대만 가권 지수 기준, 34% 수준) 역시 높은 성과를 보였다. 하지만 이들 모두 코스피 상승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코스피가 ‘오천피(5000+코스피)’ 이후에도 ‘나홀로 질주’를 이어갈 수 있을까. 주요 증권사 5곳을 대상으로 향후 1년간 코스피 예상 밴드를 조사한 결과, 제일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한 곳은 KB증권(4200~5700), 가장 부정적인 전망을 한 곳은 키움증권(3900~5200)이었다. 계속 오르긴 오르지만, 지금과 같은 강한 랠리를 이어가긴 어렵고, 때에 따라 강한 변동성을 겪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영옥 기자

특히 쉼 없이 달려온 데 따른 증시 피로감이 가장 큰 부담이다. 반도체 등 수출 산업에 대한 비중이 커 미·중 무역 갈등 등의 대외 변수에 취약하다는 점도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봤을 때 과열 부담이 누적된 데다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환율도 변수다. 이한주 대통령 정책특보는 “환율이 어떻게 가느냐에 따라 국제수지, 자본 이동 등이 좌우되기 때문에 단기 변수로 (영향력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어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꺼리게 된다.

이에 비해 앞으로도 주요국 대비 한국 증시가 강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날 미국 경제전문 매체 블룸버그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6에 불과하다”며 “이는 경쟁국인 대만(약 3.6배)은 물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벤치마크 지수(2.2배가량)보다 낮다”고 보도했다. 코스피가 여전히 저평가된 만큼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매출을 합하면 대만의 TSMC보다 많지만, 두 회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TSMC(미국 증시 상장 시가총액 기준)의 60% 수준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 회장은 “국내 상장사들에 대한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선 지배구조 개선 등의 정책이 꾸준해야 하고 실적이 안정적으로 장기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한국 증시가 ‘반도체 수퍼사이클’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만큼 글로벌 반도체 수요도 한국 증시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는 요소다. 양희창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매니저는 “현재 AI 공급망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핵심인 한국이 파운드리 중심인 대만보다 더 유리한 국면”이라며 “다만 AI 버블 우려가 고조되거나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할 경우 한국 반도체의 수혜 강도가 약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중.김인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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