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정유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복합 정제마진은 1배럴당 11~13달러 수준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정제마진은 석유 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것으로, 기업 입장에서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수준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배럴당 11~13달러의 정제마진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며 당분간 비슷한 수준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배럴당 80달러 수준이던 원유가격은 점차 하락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러시아 정제설비 공격 등으로 석유제품 가격은 상승하며 정제마진은 강세를 보였다.
덕분에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의 실적 전망도 밝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와 SK이노베이션 정유 부문의 올 1분기 증권사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각각 3881억원, 2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640억~4096억원 증가한 수치다.
문제는 환율이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서 가격이 내려간 원유를 실제로는 비싸게 구매할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환율 발언’을 한 뒤 다소 진정된 모양새지만, 여전히 예측 불확실성은 높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환율 변동에 대한 위험 헤지(회피)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고환율이 장기화하거나 급변하는 경우 원유대금 결제와 제품 판매 등에서 대응이 어렵다”고 말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1.4원 오른(환율은 하락) 1469.9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올해도 원유 공급 확대로 유가 하락 우려가 있는 만큼, 정유업계는 수익성 방어를 위해 미래 에너지 분야 먹거리 발굴에 골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HD현대오일뱅크 등은 액침냉각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액침냉각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용액에 서버·배터리 등을 담가 열을 식히는 냉각기술인데,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센터·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에쓰오일은 올 6월 완공예정인 ‘샤힌 프로젝트’에 공을 들이고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베네수엘라 이슈로 글로벌 원유 과잉공급 우려가 부각되며 국제유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면서 “환율 영향 등으로 국내 정유업계 전반적으로는 평균 수준의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