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렘피카’를 연출한 레이첼 채브킨은 22일 서울 강동구 상일동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첫 한국 방문이 매우 흥분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렘피카’는 러시아 혁명, 세계 대전 등 격동의 시기를 거친 폴란드 태생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24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데 이어 올해 한국에서 두 번째로 무대를 올린다. 그가 ‘렘피카’ 한국 초연을 ‘두 번째 인생’에 빗댄 이유다.
그는 “어떤 면에서 작품의 두 번째 프로덕션이 더 중요할 때가 있다”며 “작품이 진정한 생명력을 얻고 고전으로 자리 잡는 것이 두 번째 무대에서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레이첼 채브킨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2019년 뮤지컬 ‘하데스타운’으로 토니상 최우수 뮤지컬 연출상을 받았다. 이 부문 여성 연출자의 첫 단독 수상이었다. 그해 드라마 데스크 어워즈에서도 역시 최우수 뮤지컬 연출상을 수상했다. 앞서 2017년 ‘그레이트 코멧’으로 받았던 상이다.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21년 ‘하데스타운’ 국내 공연 당시에는 둘째 아이가 태어난 시기와 겹쳐 방한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 제작진이 먼저 ‘렘피카’ 한국 공연을 제안했다”며 “한국이 이 작품을 선택한 셈”이라고 소개했다.
‘렘피카’는 2024년 초연 당시 토니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무대디자인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하지는 못했다. 토니상 노미네이트만으로도 어느 정도 작품성을 인정받은 셈이지만 레이첼 채브킨은 성이 차지 않은 듯했다. 그는 “이 작품은 여성 중심의 서사이고 영웅이나 악당과 같은 전형적인 남성 캐릭터가 없다 보니 (초연 당시) 평론가나 관객들이 놓친 부분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날 입국했다는 채브킨은 강동아트센터 연습실에서 이날 출연진과 처음 만났다. 주인공 ‘타마라 드 렘피카’ 는 김선영·박혜나·정선아가 연기한다. 타마라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라파엘라’ 역은 차지연·린아·손승연이 맡는다.
채브킨은 “캐스팅 과정을 영상을 통해 봤다. 이번 작품에서 한국의 유명 스타들이 많이 출연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이번 작품의 캐릭터들은 오페라와 같은 과장된 모습과 현대적이고 세련된 모습을 동시에 지닌 만큼 관객들이 그동안 보지 못한 배우들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렘피카의 생애에 대해 잘 알고 이 작품을 봐도 좋겠지만, 렘피카의 생애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충분히 이 작품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역사적인 사건이나 시대 순서에 몰입하기보다는 렘피카의 감정 변화 등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렘피카’는 오는 3월 21일 서울 삼성동 NOL 씨어터 코엑스 우리은행에서 개막해 6월 21일까지 관객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