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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당 합당? 비상선포냐" 개딸 반발…정청래 "靑과 조율" 진땀

중앙일보

2026.01.22 01:56 2026.01.2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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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조국혁신당과의 6·3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조국 대표에 대한 광복절 사면을 확정한 지 5개월여만이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조국혁신당에게 제안한다. 우리와 합치자”라며 “우리는 이재명 정부 출범을 위한 대선을 같이 치렀다. 이번 6·3 지방선거도 같이 치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 민주당과 혁신당이 시대정신에 입각해 이재명 정부 성공이란 공동목표를 위해 원팀으로 같이 뛰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어 “조속히 실무 테이블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2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에게 합당을 제안하고 있다(왼쪽). 같은날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전북 전주시 조국혁신당 전북도당에서 열린 '전북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조국 혁신당 대표는 조건부로 화답했다. 정 대표 회견 40분 뒤 전북 전주 당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목표에 동의한다”면서도 “최선의 길이 무엇인지 국민과 당원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23일 당 의원총회, 26일 당무위원회를 거쳐 합당 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어제 늦은 오후 정청래 대표님을 만나 오늘의 발표 내용을 전달받았다”며 “갑작스럽지만 제안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기에 최고위원들과 함께 숙고했다”고 설명했다.
복수의 당정 관계자에 따르면 정 대표가 합당 추진을 실행에 옮긴 건 지난 19일 이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와 만찬한 뒤부터라고 한다. 정 대표는 이달 초까지만 해도 주변에 “혁신당과의 단일화는 없다. 만약 그 쪽에서 먼저 제안한다고 해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 만찬 때 다른 참석자들이 다 자리를 뜬 뒤에 대통령과 정 대표가 둘만 남아 이야기를 나누고 나왔다”며 “그 자리에서 혁신당과의 합당 이야기가 오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정당 지도부 초청 오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이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이재명 대통령,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연합뉴스

조 대표 역시 지난 16일 청와대의 여야 대표 초청 오찬 때 이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도 이 대통령이 조 대표가 여권 통합 구상을 직접 논의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부터 혁신당과의 통합·협력에 관심이 많았다”며 “지난해 8월 조 대표를 사면하기 전부터 꾸준히 직·간접적으로 소통해왔다”고 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양당의 통합은 이재명 대통령의 평소 지론”이라며 “양당 간 논의가 잘 진행되기를 (기대하며)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대표의 제안에 이 대통령의 의중이 담겼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원내 1·3당 대표의 공개 추진 선언으로 지방선거를 넉 달여 앞둔 시점의 범여권 통합론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다만 정 대표 특유의 ‘마이웨이’ 추진 방식을 놓고 민주당에서는 적잖은 동요와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정 대표는 이날 합당 제안 20분 전 비공개 최고위를 소집해 당 지도부에 합당 추진을 사실상 통보했다고 한다. 한병도 원내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지도부 대다수가 합당 소식에 당혹스러워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JTBC에 출연해 “이런 식의 절차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전 당원을 오프라인 소집해 당 대표의 진퇴를 묻는게 맞다”고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뉴스1

친명계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까지 “당 대표 혼자 결정할 일이 아니다”(김용민), “당원 의견을 물어야 한다”(김병주) 등의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 박홍근 의원은 “합당 발표, 왜 하필 오늘이냐”며 대통령 기자회견, 코스피 5000 돌파 와중에 “ 정 대표가 갑자기 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초대형 이슈를 여의도 한가운데에 투척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도부 관계자는 “정 대표가 전당대회 표 계산을 하고 움직인다. 혁신당 표를 얻은 뒤 1인1표제까지 실현해 대표직을 연임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심상치 않은 당내 반발에 정 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합당은 청와대와 조율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딴지일보 게시판에 ‘정청래 입니다. 이제 같이 갑시다’라는 제목의 글을 직접 등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친여 지지층이 모인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날 오후까지 ‘비상 합당 선포’라며 정 대표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에 비유하는 패러디 사진이 올라왔다. 원외 친명 조직인 혁신회의도 “500만 당원, 160만 권리당원들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당원의 권리를 빼앗는 날치기 시도”라며 전국 당원대회 개최를 요구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합당 제안을 한 것이고, 당연히 당원들의 뜻을 묻는 절차, 전 당원 토론 절차 그리고 당헌당규에 맞게 전당원 투표도 하게 된다”며 “당의 주인인 당원들의 뜻에 따라 당의 길이 결정된다”고 썼다. 향후 합당을 매듭짓는 게 정 대표의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지만, 당원 투표 부결 시 없던 일이 될 수 있다는 퇴로를 연 셈이다.

당내 일각에선 합당 옹호론도 나오기 시작했다. 친명계인 김영진 의원은 이날 의총에서“대표의 결정은 이미 정치적 결단”이라며 “합당 논의를 미리 했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논의가 시작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합당 제안을 적극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반면 국민의힘은 “각종 불법 의혹과 민주당 내부의 통일교 연루 의혹을 덮기 위한 노골적인 물타기이자, 자신의 당내 입지를 강화하려는 정치적 야욕”이라고 정 대표의 합당 제안을 비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같은 중국집인데 전화기 두 대 놓고 하는 식으로 정치하면 안 된다”며 야권 통일교 특검 공조를 거부한 조국혁신당을 비판했다.



심새롬.김나한.이찬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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