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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동맹국' 하나도 안보였다…트럼프 '평화위' 공식 출범

중앙일보

2026.01.22 03:40 2026.01.22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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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헌장 서명식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며 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트럼프가 유엔을 대신할 수 있는 기구로까지 언급해온 구상이 실제 국제기구의 형태를 갖추게 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출범을 위한 헌장 서명식 도중 헌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오전 11시 10분쯤 열린 서명식에는 몽골, 우즈베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파라과이, 파키스탄, 코소보, 카자흐스탄, 요르단, 인도네시아, 불가리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모로코, 바레인, 헝가리, 아르헨티나 등 19개국 정상과 대표들이 무대에 올랐다. 트럼프와 가까운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도 참석했다. 이들은 무대 오른쪽에 앉아 있다가 트럼프가 등장하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와 악수를 했다. 트럼프는 이들을 향해 “오늘 여러분의 참석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대부분은 매우 유명하고 인기 있는 지도자들이며, 일부는 그렇지 않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참석국은 중동과 남미 국가들이 다수를 이뤘으며, 미국의 전통적 서유럽 동맹국 정상은 한 명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CNN은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관련 세션에서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참여 의사를 밝혔던 국가 가운데 이스라엘이 서명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점도 눈에 띄었다. 이스라엘은 평화위원회 합류 방침을 밝혔지만, 다보스에 체류 중인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불참 사실만 확인했을 뿐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가자 위원회 구성과 역할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백악관 간 긴장, 가자 전쟁으로 인한 이스라엘과 참석국 간 외교적 갈등이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서명식에 앞서 단상에 오른 트럼프는 “미국 경제는 붐을 이루고 있다. 미국이 번영하면 전 세계가 번영한다”며 2024년 대선 승리와 경제 성과를 자랑했다. 또 “내 행정부 이전보다 세계는 더 평화로워졌다”며 평화위원회가 가자지구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중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이 “사실상 끝나가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는 무장 해제를 요구하며 강경한 경고를 내놓았다. 아울러 미국이 조만간 이란 정부와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며, 지난해 이란 핵 시설 공습을 자신의 외교 성과로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에서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는 이날 평화위원회가 유엔을 대체하기보다는 “유엔과 함께(in conjunction) 협력해 일하길 원한다”라고도 밝혔다. 그는 “유엔은 엄청난 잠재력이있지만, 충분히 활용되지 못했다”며 “위원회가 완전히 구성되면 유엔과 함께 매우 특별한 무언가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전날 다보스 연설에서 평화위원회가 유엔을 “대체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유엔의 무능을 강하게 비판했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아울러 트럼프는 “오늘 이 자리에 나온 나라들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국가들이 평화위원회에 합류하길 기대한다”고 말해 추가 참여를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다만 영국과 프랑스 등 주요 미국 동맹국들은 기존 국제 질서를 훼손할 수 있다며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을 포함해 다수 국가들은 여전히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화위원회에 10억 달러(약 1조4700억원)를 기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이 이날 전했다. 그는 미국 제재로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크렘린궁은 법적 처리와 동결 해제에는 미국 측 조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평화위원회(Board of Peace)’ 회의에서 창설 헌장에 서명한 뒤 각국 정상·대표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비요사 오스마니 코소보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니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 로젠 젤랴즈코프 불가리아 전 총리,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 AFP=연합뉴스

연설을 마친 트럼프는 무대 앞 책상에 앉아 평화위원회의 첫 결의안에 서명했고, 바레인과 모로코를 시작으로 각국 대표들이 차례로 헌장에 서명했다. 서명이 마친 뒤 캐롤라인 래빗 백악관 대변인은 “헌장은 완전히 발효됐고 평화위원회는 공식 국제기구가 됐다”고 선언했다.

행사에서는 가자 재건 구상도 공개됐다. 가자지구 재건까지 과도기 통치를 맡는 가자행정국가위원회(NCAG)의 알리 샤트 위원장은 “다음 주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 검문소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기간 폐쇄된 라파 국경이 가자 주민들에게는 “생명선”이라며 피란민 귀환과 구호 물자 유입의 핵심 통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휴전 조건에도 불구하고 하마스가 마지막 인질의 시신을 반환하기 전까지는 국경 개방에 반대해 왔다.

이어 연단에 오른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고문은 ‘뉴 가자(New Gaza)’라는 제목의 슬라이드를 공개하며 해안선을 따라 고층 빌딩이 들어선 미래형 도시 구상을 제시했다. 그는 가자 재건의 전제 조건으로 하마스의 비무장화와 단일 민간 통치 체제를 강조하며, 스티브 위트코프 미 특사와 함께 20개 항의 가자 평화 구상을 설명했다.



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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